'한심한' 정부냐, '사기꾼' 정부냐

美 "완화된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 광우병 교차 감염 배제 못해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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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공표된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sister)는 "도축 검사에 합격하지 못해 식용으로 부적합한 30개월 미만의 소는 뇌와 척수의 제거와 상관없이 사료 금지 물질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 민중의소리

한미 쇠고기 협상의 전제였던 미국의 ‘강화된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가 당초 정부와 미국의 협상 내용과는 달리 30개월령 미만 소는 광우병 위험이 있어도 특정위험물질(SRM)을 포함, 사료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5일 관보를 통해 강화된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 광우병에 감염된 소 △ 30개월령 이상 소의 뇌와 척수 △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의 경우 30개월령 이상만 뇌와 척수를 제거하고, 30개월령 미만이면 제한 없이 동물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 측의 조치는 30개월령 미만 소는 만약 광우병에 걸려도 특정위험물질의 제거 없이 사료로 사용이 가능해 광우병 교차 감염의 위험을 전혀 줄이지 못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30개월령 미만소라 하더라도 도축검사에서 합격하지 못한 소는 사료로서 사용을 금지하여 광우병 추가 감염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관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정부는 당황한 나머지 “미국 식약청 보도자료와 관보 게재 내용 간의 혼선”, “영문 해석상의 오류” 등 횡설수설하다 결국 “30개월령 미만 소의 뇌와 척수는 SRM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 사료로 쓴다고 해서 교차 위험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5월 10일 농수산식품부의 해명자료(왼쪽)와 11일 해명자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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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렸던 한미FTA 관련 당정협의회 논의내용을 설명하던 한나라당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 “뇌와 척수도 30개월 미만에서는 위험물질이 아니다라는 것이 국제적으로 기준이 드디어 확립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는 그 국제기준에 의해 한 것이지 협상잘못이 아니라는 설명이 있었다”며 농림부의 입장을 변명해주는데 앞장섰다.

문제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권고 수준보다도 떨어지는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를 취한 미국이 한미 쇠고기 협상과 다른 내용을 공포한 것이냐, 아니면 한국 정부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항이나 국민들의 저항을 염려하여 제대로 발표하지 않은 것이냐이다.

이와 관련 미국 관보 내용이 공개되자 정부가 말을 바꿔가며 횡설수설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충분히 인지했지만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라기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방문에 맞춰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하다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야당들은 일제히 반발하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 48조와 제 49조는 착오와 기망의 경우 조약을 적법하게 취소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며 한국쪽의 착오였던 미국쪽의 기망 행위였던 30개월령 해제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농림부 장관의 입법예고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여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난 만큼, 이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 입법예고로서 무효라고 판단하며, 미국의 사료조치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고 다시 입법예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통합민주당은 김효석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는 국민이 협상을 믿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고시를 해 버리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이번 쇠고기 협상 고시에 대한 효력금지가처분신청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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