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불신 심각, 소통 없는 공직사회
노동교육원 교육수료생 설문조사, 51% '인사 불공정'
공직사회에 '소통' 부족이 심각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공무원의 절반이 현재 인사고과나 승진제도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고위공직자를 믿지 못한다는 의견도 30%를 넘었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현장 공무원의 참여를 높이고 임금 근로조건 이외의 사안에도 공무원 관련 노조와 정부가 자유롭게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됐다.
박재춘 노동교육원 교수는 ‘공직사회의 공무원참여와 노사관계’라는 논문에서 노동교육원 교육수료생 가운데 공무원 4천명을 대상으로 5월1일부터 46일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사고과에 대해 공무원의 51.1%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12.7%에 불과했다. 승진제도에 대해서도 49.5%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고, 13.8%만 공정하다고 대답했다. 새정부 들어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탓인지 고용보장 정도가 높다고 답한 공무원은 40.3%에 머물렀고 반대로 20%는 고용이 불안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사회 자체를 불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고위 간부에 대한 신뢰도를 물었더니 무려 31%가 불신한다고 대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 31.5%와 유사한 수준이다. 스트레스는 절반 이상인 53.4%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직무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32.8%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72.7%는 조직에 몰입하고 있다고 했다.
일은 많지만 ‘소통’ 수단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안제도 ‘양호’하다는 응답이 31.8%였지만 ‘미흡한 편’ 이하로 응답한 비율도 30.5%에 달했다. 고충처리제도에 대해서는 11.9%만 양호하다고 대답했을 뿐, 무려 55.8%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고충처리제도가 거의 유명무실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현장간담회나 소집단활동, 업무방식 개선, 자율관리팀 등 현장공무원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제도가 없다는 조직이 20%에 달했다. 현장 공무원들에게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이 부여되는 자율관리팀에 대해서는 55%의 공무원들이 제도가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서비스향상 운동’과 ‘문제해결팀’ 같은 현장참여는 각각 52.4%와 35.2%가 양호하다고 답했다.
박재춘 교수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안제도’, ‘서비스향상운동’, ‘문제해결운동’은 공직사회 변화와 맞물려 비교적 활성화됐지만 고충처리제도와 같은 조직 효율성과 관계없는 제도는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이 부여되는 참여제도에 무관심한 것은 현장공무원에게 권한을 위임해 참여시키기보다 아이디어 공모수준으로 참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영계획, 조직개편과 같은 중장기적 전략에 대한 참여는 각각 41.2%와 48.3%가 참여기회가 없다고 답했다. 징계위원회에는 59.7%, 인사위원회에는 59%, 고용안정에는 55.3%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참여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제공과 의견개진에 그치고 있다는 게 박교수의 설명이다.
참여제도 활성화를 막는 장애요인으로는 권위주의적 조직문화 62.7%, 일방향적 의사소통49.1%, 인사상 불이익 34.1%, 구성원의 낮은 참여의식 31.6%, 기관장의 의지 부족 24.1%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공직사회에서 ‘구상과 실행’이 분리된 의사결정 구조가 현장 공무원의 책임과 권한을 제한한다”며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 따로 실행하는 사람 따로인 관료제 구조가 현장공무원의 참여를 떨어뜨리고 결국 이는 대국민 서비스 질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의 현장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제도개선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현장공무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벗어나 책임과 권한을 갖고 공직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업무평가와 감사시스템 역시 공직사회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이어 그는 “지난해 노정간 큰 충돌없이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협약의 이행과 해석 등으로 노정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며 “사회발전적인 공무원노사관계를 정착하기 위해 노정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각종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노사가 공무원노사관계를 책임지고 담당할 전문인력을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정부 업무담당자의 순환보직은 노정간의 불신과 단절을 불러온다”며 재검토를 주장했다. 그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제외한 사항에 대해 노정간에 제약 없이 만나 협의할 수 있는 제도의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매일노동뉴스
- 기사입력: 2008-07-22 06:42:12
- 최종편집: 2008-07-23 0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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