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 된 비정규법 시행 1년

[월간 말]

김주환 / 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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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월간 말

“정부에서는 쇠고기 수입하면 싸게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쩔땐 아이들이 칭얼대면 광우병 걸릴 위험에도 그냥 눈 한번 딱 감고 마음껏 먹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요, 결국은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 특히 우리같은 비정규직은 돈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미국산 쇠고기 사먹다가 광우병 걸리는 건 결국 우리 비정규직들과 그 가족들이겠지요?… 절반도 안 되는 임금에 생존위기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 요구에 대하여 이병박 정부는 값싼 그러나 위험한 먹거리 수입으로 면피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광우병 쇠고기가 들어오면 내일은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이 대거 수입될 것이며 결국 비정규직으로 내 몰린 노동자들의 삶은 쓰레기를 끓여 먹는 삶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굴욕적인 광우병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촛불이 되어 연일 거리를 뒤덮고 있다. 밤새도록 거리를 밝히고 있는 촛불을 지키고 있는 시민 중에는 이랜드 노동자들이 있다. ‘자식들에게 만큼은 비정규직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1년이 넘도록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그)녀들이 이제 자식의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촛불을 들고 있데 그녀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이랜드 자본과 이들이 악용한 비정규직법이었다.
96년 말 정부와 보수정치세력들은 노동계와 진보진영의 반대에 불구하고 소위‘비정규직 보호법’을 국회에서 강행처리하였다. 실효성 없는 차별시정은 물론이고 기간제한은 결국 주기적인 대량해고로 귀결될 것이라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국회 타워크레인에서 벌어졌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침과 시민사회의 우려를 외면한 채 보호를 빙자한 비정규악법이 통과되었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이후 그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을 단두대로 내몬 비정규악법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전후로 하여 비정규직법에 대한 자본의 대응은 크게는 비정규직의 대량해고, 외주화를 통한 간접고용화, 분리직군제를 통한 무기계약화, 정규직화로 나타났다. 이 중에 가장 심각한 사례는 대량해고인데 계약직 노동자들을 재계약 거부 혹은 계약 종료 등의 이유로 하루 아침에 해고하는 경우인데 이랜드가 대표적이다. 제일은행 등의 금융권과 기간제 교사 등 집단적인 해고로 물의를 일으킨 것 외에도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많은 계약직 노동자들이 수년간 일해오던 일터에서 비정규직법을 회피하려는 사용자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린 것이다. 이 점이 현 비정규직법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는데 2년의 사용기간 이후에 무기계약 전환의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2년을 주기로 대량해고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데 사용자들은 이를 악용하였다.
표1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대응사례
ⓒ 월간 말

비정규직법을 악용하는 다음 사례는 외주화인데 계약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던 업무 혹은 사업 자체를 외주화 하는 것으로 뉴코아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유통의 핵심 업무인 캐셔업무 자체를 외주화 하였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과 세이브존 등 계약직 노동자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있던 유통에서 이러한 사례가 많았다. 한편으로는 코스콤에서는 불법파견이 제기되자 사용자들은 아예 외주화를 추진하였고 이에 맞선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이 해를 넘겨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외주화는 업무는 유지되면서도 고용은 간접고용으로 변경되는 것으로 사용자 책임을 면탈하기 위하여 자본이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정부의 공공부문 대책에서도 ‘합리적인 외주화 운영 방안’이 제시되었으나 결국 외주화를 기정사실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라?
자본이 비정규직법을 현실에 적용한 사례로서 분리직군제가 있는데 우리은행의 분리직군제 시행을 계기로 여론의 관심을 모았으며 이에 대하여 다양한 평가가 있다. 분리직군제는 기존의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하여 고용은 보장하되 차별은 유지시키는 것인데 대규모 고용조정 방식으로는 가장 폭 넓게 활용되었다. 이에 대하여 고용만큼은 보장하는 것으로 진전된 방안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규직에 비하여 절반도 안 되는 임금과 사내의 각종 복리후생제도의 적용이 배제되어 있는 비정규직의 차별을 온존시키는 것으로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것에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자본이 분리직군제를 도입하는 것은 무기계약으로 전환함으로써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을 회피하면서도 기존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분리직군제의 경우에는 노동조건의 개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나 개선이 있더라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나아가 분리직군제는 장기적으로는 직무급제를 안착시키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는데 직무급제에 대한 평가는 별도로 하더라도 현재 전개되고 있는 분리직군제를 지렛대로 직무급제가 현실화 될 경우 노동조건은 하향평준화가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는 많지 않은 경우이지만 비정규직법의 취지에 부합되는 사례들도 나타났는데 다양한 형태로 정규직으로 전환이 이루어졌다. 부산은행처럼 하위직군을 신설하여 정규직화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상당기간 차별이 유지된다는 한계가 있으며 반면에 서울대 병원처럼 기존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대상이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정규직화의 경우는 사용자가 비정규직법안을 선의로 받아들이는 경우에 가능한데 실제로는 대부분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와 조직적인 뒷받침에 의해 가능하였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조의 교섭과정에서 정규직 전환기금을 만들어 정규직 전환의 자원을 확보하여 정규직 전환의 기초를 확보하였다. 또한 사무금융이나 금속의 일부사업장에도 단체협상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합의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소중한 사례이다.
반면에 정부는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앞두고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발표하고 사용자의 모범을 자처하였으나 결과는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의 핵심은 ‘상시업무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고 ‘비정규직의 탈법적 사용을 막고 처우를 개선’하며 ‘외주화 타당성 검토’를 통하여 무분별한 외주화를 바로잡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용자의 모범으로서는 초라하였는데 우선 무기계약전환 대상자가 대폭 축소되었다. 정부는 실태조사과정에서부터 대상자를 축소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인원은 34.8%에 불과하였다. 아울러 무기계약전환자의 경우에도 임금은 전혀 오르지 않는 경우도 30%에 이르렀으며 임금이 인상된 경우에도 절반 정도는 인상액이 20만원 이하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청과 송파구청 등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됨으로써 1년이 넘도록 길거리에서 장기투쟁을 전개하여야 했다.
표2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로 한 고용형태의 변화(단위 천명, %)
ⓒ 월간 말


실효성 없는 차별 시정제도 우려가 현실로
비정규직법에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절차가 복잡할뿐더러 비교대상이 협소하고 차별시정의 제기 주체를 개별 노동자로 한정함으로써 그 실효성이 의문시되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화되었는데 차별시정 신청 건수가 저조한데다가, 차별시정을 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해고당하는 경우까지 발생하였다.
코레일의 경우에는 경상평가에 의한 성과급 지급에서 비정규직을 배제한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있었으나 앞으로 수많은 절차가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또 끝까지 가서 이긴다고 해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그 성과와 의미에 대하여 회의적인 상황이다. 비정규직법 시행 초기에 공공부문과 금융 그리고 유통부문에서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리직군제를 광범위하게 도입한 것은 현재의 차별시정제도 그 자체가 부담되기 보다는 이를 계기로 한 분란과 사회여론을 피해가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의 결과였다.①

전체 고용구조에 미친 영향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 1년을 앞둔 시점에서 그 영향과 결과를 전체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려운 데 우선 비정규직법이 기업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되게 되어 있어 지난해 7월 1일부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었으며 올해는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다음으로는 비정규직 법의 핵심 내용이 2년 이상 계속 고용 시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무기계약)으로 전환하게 되어 있어 적용된 지 2년이 지난 시점부터 그 결과가 온전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한적이나마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로 한 고용형태의 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비정규직의 규모가 약간 줄어들고 있으나 55% 전후로 한 과도한 비정규직의 비중의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못하다. 이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일반임시직과 기간제는 줄어들었으며 정규직과 아울러 용역과 호출근로가 증가하였다. 비정규직법의 영향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나 우선 기간제법의 주요 적용대상인 일반임시직과 기간제의 비중이 줄어들고 정규직의 비중이 늘어났음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힘든 것은 변화의 실체의 문제이다.
앞에서 살펴 본대로 유통과 금융업종은 물론이거니와 정부의 공공부문 대책에서도 차별은 유지한 채 고용만 보장하는 이른바 분리직군제가 광범위하게 도입되었는데 이 경우 무늬만 정규직이지 저임금과 차별은 계속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분석해보면 비정규직법 시행 대상이었던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의 임금이 비정규직 평균 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10.75%에서 12.47%로 증가하였는데 결국 정규직으로 위장된 비정규직인 분리직군제가 증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직접고용인 일반임시직과 기간제가 줄어드는 반면 고용의 질이 더욱 좋지 못한 간접고용인 용역과 불안정한 고용형태인 호출근로가 증가하고 있어 고용의 질이 더욱 악화되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비정규직법의 확대적용에 따른 문제점과 전망
올해에는 비정규직법이 100이상 사업장으로 확대가 되는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이미 지난 한해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적용과정에서 드러났던 비정규직법의 문제들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큰데다가 정부와 자본은 비정규직법을 더욱 개악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기업의 지불여력과 사회적 책임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들어내 놓고 비정규직법을 악용하기는 힘든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랜드와 같이 대규모 외주화와 형식적인 무기계약화가 자행되었다.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비정규직법이 확대됨에 따라 비정규직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미 현장에서는 100인 이하로 잘라서 분사화하거나 외주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미 대한상의는 연초에 경영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비정규직법의 시행으로 근로조건은 개선되었으나 고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정규직 고용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용은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문제는 비정규직 고용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을 외면하고 정상적인 고용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사용자 단체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조응하여 무기계약으로의 전환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등 비정규직법의 개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금년에 확대 적용되는 100인 이상 30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는 고용의 규모가 절대적으로 큰 것은 아니나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비정규직 비중이 큰 고용구조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100인 이하 사업장으로 비정규직법이 확대 적용되는데 중간 다리로서 중요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영구조와 낮은 노조조직률을 감안할 때 사용자들이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의 경우에도 이랜드 노동자들이 사측의 외주화와 대량해고에 맞서 투쟁에 나섬으로써 사태의 심각성이 사회에 알려지고 큰 반향을 불러오자 외주화와 대량해고를 추진하던 사용자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었다. 그러나 노조의 조직률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항의 한번 못해보고 길거리로 내 쫓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거기에 비정규직법의 개악의 움직임까지 가세한다면 비정규직 노동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기에 노동계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표3 기업규모별 고용형태의 분호(2008.3 경활부가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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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조직화와 노동기본권 보장 위한 연대를
비정규직법의 제정과정에서 핵심적인 쟁점이었으며 이미 지난 1년의 과정에서 확인되었듯이 비정규직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사용사유 제한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기간제한을 통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 전환이라는 현행 제도 아래서는 일부는 무기계약으로 전환되기도 하겠으나 절대 다수는 주기적인 해고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미 현장에서는 1~3개월짜리 단기계약이 확산되고 있으며 아예 2년이 되기 전에 계약해지와 이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명시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간제법 시행 2년이 되는 2009년이 주기적인 대량해고가 전면에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행 비정규직법은 2년 이내의 비정규직 고용의 자유를 무한정으로 인정한 것으로서 신규 일자리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청년 실업과 일자리의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②
한편 중간착취를 제도화하는 파견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폐지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이를 확대하려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한 걸음 나아가 이마저도 회피하기 위하여 용역 등의 외주화를 확대하고 있다. 무분별한 외주화의 확대는 결국 사용자의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게 되는데 다중적 원하청 관계와 양극화로 멍들어 있는 고용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게 됨으로서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부채질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파견과 용역 같은 간접고용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여야 하는데 고용과 관련하여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법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하여 차별시정 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 약자의 위치에 있는 비정규직 당사자로 제소의 주체를 한정하는 것은 짚을 들고 불 섶에 뛰어들라는 이야기에 불과하기에 제소의 주체를 노조나 제 3자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사용자들이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하여 교묘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시정의 내용도 우리사회의 특성에 비추어 직접임금 뿐만 아니라 각종 복리혜택 및 성과급까지 명시하는 한편 비교대상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지적되어 왔던 차별시정 절차의 간소화와 처벌 및 강제이행 조항이 강화되어야 차별시정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재의 비정규직법이 다루고 있는 기간제와 파트타임과 파견제 외에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라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도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화물과 덤프, 학습지 노동자들은 노동자성 자체가 부인됨으로써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의 주요 구성원이면서도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기본권의 보장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가늠하는 주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비정규직법의 제정을 두고 국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을 때 거리에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의 외침은 “보호까지도 필요 없으니 제발 우리 비정규직들에게도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연대의 노력이다. 이미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한 노동의 문제가 아닌 사회 양극화의 핵심구조로써 한국사회의 주요 과제가 되어있다. 그 동안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흐름이나 이러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비정규직 주체와의 연대로 구체화되고 있지는 못하다. 그 동안 비정규직 실태를 드러내고 이슈화하는 것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비정규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망과 실천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주체인 비정규직의 조직화인데 비록 아직 적은 수이기는 하나 다양한 영역에서 조직화가 진전되고 있다. 이미 다수가 되어버린 비정규직의 조직화는 주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기도 하지만 정규직 중심으로 뒤틀린 한국의 노조운동을 바로 잡고 나아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확장을 통하여 시민사회의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기존의 노조조직들은 산별노조로의 전환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이 배제된다면 산별노조는 한국노조운동에서 발전의 계기가 아닌 기득권을 지키고자 했던 희극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울러 신자유주의에 맞선 진보운동의 전망은 바로 신자유주의로 고통받고 있는 핵심 주체인 비정규직의 조직화를 통하여 그 운동의 주체와 실체적인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을 위하여 사회적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① 현재의 비정규직법의 차별시정은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비정규직은 기간제와 파트타임 그리고 파견 노동에 한정되어 있다. 일부에서는 분리직군제를 차별시정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함을 제기하고 있으나 현행법으로는 차별시정 대상에서 배제되어 있다.
    ② 이러한 이유로 2006년 프랑스에서 최초고용계약제도에 반대해서 청년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전개되어 결국 무력화시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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