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러 온 오일 쇼크
2008년 6월 한국의 경제상황은 석유파동이 분명하다는 게 필자의 견해이다. 지금 ‘오일쇼크’라는 충격파가 전국을 뒤흔들고 가정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도 유류파동이란 “갑작스럽게 석유가격이 폭등하여 경제가 크게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물가상승과 환율상승과 같은 ‘오일쇼크’의 증상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8년 만에 오일쇼크가 한반도를 다시 찾아왔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실상은 그가 찾아온 것이 아니고 정부가 나서서 불러들인 꼴이다. 유류 세금인상으로 촉발된 진동이 온 나라 경제를 흔들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시민들은 유류세를 인하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정부는 골프용품, 프로젝션 TV 등 사치품이라고 알려진 품목들에 대해서는 특소세를 인하하고 유류세 인하는 철저히 외면했다. 지금도 변함없이 시민들은 다른 무엇보다 유류세 인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차량연료에는 세금 종류가 너무 많다. 그 세금의 뿌리는 역시 특별소비세 개념이다. “유류가 사치품이냐?”, “특소세를 없애라”는 여론이 비등하자 교통세와 주행세로 변장해 놓고 특소세는 없어졌다고 항변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정부는 유류 세를 인하하라는 주장이 거세질 때마다 동문서답하고 있다. 소위 ‘제1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LPG차량 이용자들의 비용 지출계획을 망가뜨려 놓았고 ‘제2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 차량 이용자들을 혼란과 피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시민들이 언제 휘발유 값에 맞추어 경유 값 인상해달라고 했었는가? IMF 기간 동안에 은근슬쩍 교통세와 교육세 명목으로 휘발유 세금을 대폭 인상해 놓아서 그것 좀 내려달라고 애원했더니 휘발유 세금에 비해 LPG와 경유 세금이 너무 낮으니 그것마저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 그간의 에너지 세제 개편의 주요골자다.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인 셈이다.
그러면 정부는 왜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는 걸까? 2년 전 정부 측 주장은 이러했다. 첫째, 1996년부터 종가세(從價稅)에서 종량세(從量稅)로 바뀌었기 때문에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세금이 인상되지 않는다. 둘째, 유류세를 내리면 소비가 증가한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환율인하로 상쇄되고 있다. 이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에서 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진실을 왜곡한 내용이다. 첫째,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꾼 것은 세금이 원유가 인상에 따라 무한정 늘어나기 때문에 인상을 멈춘다는 의미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세금인상을 멈추어달라는 것이 아니고 세금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유류에도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는 여전히 종가세이고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정부는 엄청난 부가가치세 세수 증대를 즐기고 있다. 둘째,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급상승하는 가운데서는 워낙 기름 값이 비싸서 가계에서 지출할 가용자금이 넉넉하지 않기에 세금을 내리면 소비가 증가하리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고 환율이 인하되는 것은 상황논리이지 과거와 미래의 일관성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IMF 때, 환율이 높았는데, 세금을 왜 올렸었나? 실제로도 지금은 환율인상으로 가계 부담만 증가하여 2년 전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결국 세금은 구조적 문제이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 변명으로 대처할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세간에는 “석유 값이 어디까지 치솟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초강력 허리케인이 강타해도 석유 값이 뛰어 오르고 중동정세가 불안해도 오르고 또 달러환율이 올라도 값이 오르고 석유 값 인상은 잦고 큰 폭인 데 반해, 석유 값이 떨어지는 것은 가물에 콩 나듯이 하고 그 폭도 미미하다. 과거부터 원유가 추세를 보면, 지난 30년간 기름 값은 꾸준히 상승했다. 1973년에 원유 1리터에 19원 하던 것이 1974년에는 74원이 되고 79년에는 126원,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급기야 730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단위이다. 원유를 표현할 때의 단위를 배럴로 한다는 것이다. 본래 배럴이라는 것은 큰 나무통을 뜻한다. 예전부터 유럽각지에서 술통으로 사용된 것이 미국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송하는 데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사실 1배럴은 158.9리터이다. 두바이유 1배럴에 116달러면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리터로 따지면 73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국 관점에서는 비쌀지 모르나 수출국 관점에서 보면, 생수 값이 1리터에 1,000원이 넘어가니 아직도 싸게 팔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었기에 앞으로도 계속 기름 값은 오를 것이다. 지금이 고유가 시대라고 하지만 향후 10년, 20년 뒤에 지금을 ‘저유가 시대’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유류세율 패러다임 바꿔야
이제는 유류 세율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수입 증대’보다는 ‘물가안정’ 쪽으로, 그리고 간접세에 의존하는 ‘징세 편의주의’보다는 시대에 맞는 ‘징세 형평주의’로 초점이 옮겨져야 한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할수록 자동차 연료에 붙는 유류세를 깎아 주어야 한다.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위축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유류세 인하가 필수적인 데,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인 우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는 철벽을 치고 있다. 일단 세금은 많이 거두어들이고 불만을 얘기할 때마다 생색내면서 조금씩 나누어주겠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임시조치만 하겠다는 심보다. 정부가 안일하게 유류세 인하를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서민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꼴이 될 것이다.
특히, 경유는 정부의 당초 생각과는 훨씬 엉뚱하고 심각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 경유 값의 상승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부가 경유 값이 너무 싸다고 휘발유 값 85% 수준으로 맞추어야겠다며 경유세금을 대폭 인상한다는 탓이다. 그런데 지금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추월했다.
정부는 국민신뢰를 상실했다. 아직도 임시방편과 한가한 대책으로 눈속임하는 데 열중이다. 경유 값 인상은 물류비 인상과 전체적인 물가 폭등으로 증폭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위기상황이다. 광복이후 63년간 쌓아왔던 경제기반이 단기간에 무너지는 형국이다. 이제는 경유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이 자녀 학교에 국민세금을 ‘촌지’ 형태로 썼다는 비난 때문인지 경유에 부과되는 ‘교육세’조차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1차 에너지세제 개편 이전의 세금 수준으로 인하되고 교육세는 삭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을 세분화하여 추가적인 조치가 동시에 시행되어야 한다. 농ㆍ어업용 유류는 완전면세에다 추가 지원금이 필요하고 화물차와 고속버스 유류는 완전면세로 하여야 한다. 시내, 시외버스 유류는 완전면세와 추가로 보조금이 필요하며 1톤 트럭 같은 소형화물차 유류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는 모두 면제해 주는 부분면세조치가 필요하다. 난방용 경유는 교통세와 주행세 부분이 ‘바우처’로 환급되어야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은 건설기계가 아닌 화물차로 분류되고 굴삭기 등의 중장비용 경유 사용자에게는 유가 보조금 지급이 제도화되어야 마비된 건설현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최근 들어 LPG값도 폭등을 했다. 특소세 면제 받는 택시 운전자도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마당에 LPG 차량을 사용하는 장애인은 ‘거꾸로 가는 장애인 정책’에 할 말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대중교통수단의 편의시설 미비로 인해 불편을 겪고 이동에 제약을 받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장애인이나 그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자가용 LPG 승용차를 무리해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야 유류비용이 정 견디기 어렵다면 자가용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장애인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본래 LPG 연료는 장애인 차량과 택시에만 허용했다. 그러다 RV(레저용 차량)에도 LPG를 허용하면서 세수가 줄어들자 에너지세제 개편이라는 미명 아래 LPG 세금을 대폭 올렸다. 그래서 장애인에게 LPG 세금 인상분을 되돌려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 뒤 정부는 장애인에게 돌려주는 LPG 인상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1회당 4만 원 이상은 안 되고 하루에 두 번 이상 넣을 수 없다고 인색하게 굴더니 2004년 12월1일부터 월 250ℓ로 제한해 버렸다. 급기야는 장애인 LPG 보조금 자체를 아예 없애버렸다.
장애인 차량은 사치품이 아닌 데, LPG 연료를 충전하면서 특별소비세를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부의 위선에 장애인은 신음할 뿐이다. 택시운전자들은 결집력이 강하고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하니 4월 총선에 활용할 가치가 있어 면세 조치를 취해주고 장애인은 아무 힘없는 존재이고 어차피 득표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모른 채했다는 비판에 정부는 귀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세금부과로 장애인의 이동성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말장난과 꼼수만으로도 국민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 돈 가치를 떨어뜨려 기업들 도와주겠다고 큰소리치더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실질소득만 줄어들게 생겼다. 장애인에게는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정부는 에너지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해외 유전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이고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여 석유 지하댐을 건설하여 산유국 부럽지 않는 저장능력을 갖추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도로에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에너지소비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대운하 꼼수는 포기하고 수도권에는 고속지하철을 건설하고 지방에는 전철로 복선화된 철도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제3차 오일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도 절약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수동변속기와 경차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땀 흘리고 에어컨을 끄는 것이 애국이다. 국민모두가 실천하는 절약이 ‘국부’가 될 것이다.
28년 만에 오일쇼크가 한반도를 다시 찾아왔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실상은 그가 찾아온 것이 아니고 정부가 나서서 불러들인 꼴이다. 유류 세금인상으로 촉발된 진동이 온 나라 경제를 흔들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시민들은 유류세를 인하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정부는 골프용품, 프로젝션 TV 등 사치품이라고 알려진 품목들에 대해서는 특소세를 인하하고 유류세 인하는 철저히 외면했다. 지금도 변함없이 시민들은 다른 무엇보다 유류세 인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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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에너지 세제 개편'은 경유 차량 이용자들을 혼란과 피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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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말
실제로 우리나라 차량연료에는 세금 종류가 너무 많다. 그 세금의 뿌리는 역시 특별소비세 개념이다. “유류가 사치품이냐?”, “특소세를 없애라”는 여론이 비등하자 교통세와 주행세로 변장해 놓고 특소세는 없어졌다고 항변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정부는 유류 세를 인하하라는 주장이 거세질 때마다 동문서답하고 있다. 소위 ‘제1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LPG차량 이용자들의 비용 지출계획을 망가뜨려 놓았고 ‘제2차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경유 차량 이용자들을 혼란과 피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시민들이 언제 휘발유 값에 맞추어 경유 값 인상해달라고 했었는가? IMF 기간 동안에 은근슬쩍 교통세와 교육세 명목으로 휘발유 세금을 대폭 인상해 놓아서 그것 좀 내려달라고 애원했더니 휘발유 세금에 비해 LPG와 경유 세금이 너무 낮으니 그것마저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 그간의 에너지 세제 개편의 주요골자다.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인 셈이다.
그러면 정부는 왜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는 걸까? 2년 전 정부 측 주장은 이러했다. 첫째, 1996년부터 종가세(從價稅)에서 종량세(從量稅)로 바뀌었기 때문에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세금이 인상되지 않는다. 둘째, 유류세를 내리면 소비가 증가한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어도 환율인하로 상쇄되고 있다. 이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에서 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진실을 왜곡한 내용이다. 첫째,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꾼 것은 세금이 원유가 인상에 따라 무한정 늘어나기 때문에 인상을 멈춘다는 의미이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세금인상을 멈추어달라는 것이 아니고 세금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유류에도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는 여전히 종가세이고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정부는 엄청난 부가가치세 세수 증대를 즐기고 있다. 둘째,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급상승하는 가운데서는 워낙 기름 값이 비싸서 가계에서 지출할 가용자금이 넉넉하지 않기에 세금을 내리면 소비가 증가하리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셋째, 원유가가 인상되고 환율이 인하되는 것은 상황논리이지 과거와 미래의 일관성 있는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IMF 때, 환율이 높았는데, 세금을 왜 올렸었나? 실제로도 지금은 환율인상으로 가계 부담만 증가하여 2년 전 정부의 주장이 모두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결국 세금은 구조적 문제이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 변명으로 대처할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세간에는 “석유 값이 어디까지 치솟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초강력 허리케인이 강타해도 석유 값이 뛰어 오르고 중동정세가 불안해도 오르고 또 달러환율이 올라도 값이 오르고 석유 값 인상은 잦고 큰 폭인 데 반해, 석유 값이 떨어지는 것은 가물에 콩 나듯이 하고 그 폭도 미미하다. 과거부터 원유가 추세를 보면, 지난 30년간 기름 값은 꾸준히 상승했다. 1973년에 원유 1리터에 19원 하던 것이 1974년에는 74원이 되고 79년에는 126원,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급기야 730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단위이다. 원유를 표현할 때의 단위를 배럴로 한다는 것이다. 본래 배럴이라는 것은 큰 나무통을 뜻한다. 예전부터 유럽각지에서 술통으로 사용된 것이 미국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송하는 데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사실 1배럴은 158.9리터이다. 두바이유 1배럴에 116달러면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리터로 따지면 73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국 관점에서는 비쌀지 모르나 수출국 관점에서 보면, 생수 값이 1리터에 1,000원이 넘어가니 아직도 싸게 팔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었기에 앞으로도 계속 기름 값은 오를 것이다. 지금이 고유가 시대라고 하지만 향후 10년, 20년 뒤에 지금을 ‘저유가 시대’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유류세율 패러다임 바꿔야
이제는 유류 세율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세수입 증대’보다는 ‘물가안정’ 쪽으로, 그리고 간접세에 의존하는 ‘징세 편의주의’보다는 시대에 맞는 ‘징세 형평주의’로 초점이 옮겨져야 한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할수록 자동차 연료에 붙는 유류세를 깎아 주어야 한다.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위축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유류세 인하가 필수적인 데,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인 우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는 철벽을 치고 있다. 일단 세금은 많이 거두어들이고 불만을 얘기할 때마다 생색내면서 조금씩 나누어주겠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임시조치만 하겠다는 심보다. 정부가 안일하게 유류세 인하를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서민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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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 아직도 임시방편과 한가한 대책으로 눈속임하는 데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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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 말
특히, 경유는 정부의 당초 생각과는 훨씬 엉뚱하고 심각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 경유 값의 상승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부가 경유 값이 너무 싸다고 휘발유 값 85% 수준으로 맞추어야겠다며 경유세금을 대폭 인상한다는 탓이다. 그런데 지금 경유 값이 휘발유 값을 추월했다.
정부는 국민신뢰를 상실했다. 아직도 임시방편과 한가한 대책으로 눈속임하는 데 열중이다. 경유 값 인상은 물류비 인상과 전체적인 물가 폭등으로 증폭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위기상황이다. 광복이후 63년간 쌓아왔던 경제기반이 단기간에 무너지는 형국이다. 이제는 경유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이 자녀 학교에 국민세금을 ‘촌지’ 형태로 썼다는 비난 때문인지 경유에 부과되는 ‘교육세’조차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1차 에너지세제 개편 이전의 세금 수준으로 인하되고 교육세는 삭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상을 세분화하여 추가적인 조치가 동시에 시행되어야 한다. 농ㆍ어업용 유류는 완전면세에다 추가 지원금이 필요하고 화물차와 고속버스 유류는 완전면세로 하여야 한다. 시내, 시외버스 유류는 완전면세와 추가로 보조금이 필요하며 1톤 트럭 같은 소형화물차 유류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는 모두 면제해 주는 부분면세조치가 필요하다. 난방용 경유는 교통세와 주행세 부분이 ‘바우처’로 환급되어야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은 건설기계가 아닌 화물차로 분류되고 굴삭기 등의 중장비용 경유 사용자에게는 유가 보조금 지급이 제도화되어야 마비된 건설현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최근 들어 LPG값도 폭등을 했다. 특소세 면제 받는 택시 운전자도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마당에 LPG 차량을 사용하는 장애인은 ‘거꾸로 가는 장애인 정책’에 할 말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대중교통수단의 편의시설 미비로 인해 불편을 겪고 이동에 제약을 받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장애인이나 그 가족은 어쩔 수 없이 자가용 LPG 승용차를 무리해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야 유류비용이 정 견디기 어렵다면 자가용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장애인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본래 LPG 연료는 장애인 차량과 택시에만 허용했다. 그러다 RV(레저용 차량)에도 LPG를 허용하면서 세수가 줄어들자 에너지세제 개편이라는 미명 아래 LPG 세금을 대폭 올렸다. 그래서 장애인에게 LPG 세금 인상분을 되돌려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 뒤 정부는 장애인에게 돌려주는 LPG 인상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1회당 4만 원 이상은 안 되고 하루에 두 번 이상 넣을 수 없다고 인색하게 굴더니 2004년 12월1일부터 월 250ℓ로 제한해 버렸다. 급기야는 장애인 LPG 보조금 자체를 아예 없애버렸다.
장애인 차량은 사치품이 아닌 데, LPG 연료를 충전하면서 특별소비세를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부의 위선에 장애인은 신음할 뿐이다. 택시운전자들은 결집력이 강하고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하니 4월 총선에 활용할 가치가 있어 면세 조치를 취해주고 장애인은 아무 힘없는 존재이고 어차피 득표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모른 채했다는 비판에 정부는 귀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세금부과로 장애인의 이동성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말장난과 꼼수만으로도 국민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 돈 가치를 떨어뜨려 기업들 도와주겠다고 큰소리치더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실질소득만 줄어들게 생겼다. 장애인에게는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정부는 에너지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해외 유전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이고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여 석유 지하댐을 건설하여 산유국 부럽지 않는 저장능력을 갖추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도로에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에너지소비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대운하 꼼수는 포기하고 수도권에는 고속지하철을 건설하고 지방에는 전철로 복선화된 철도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제3차 오일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도 절약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수동변속기와 경차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땀 흘리고 에어컨을 끄는 것이 애국이다. 국민모두가 실천하는 절약이 ‘국부’가 될 것이다.
- ©월간 말
- 기사입력: 2008-07-01 19:30:05
- 최종편집: 2008-07-01 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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