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가 인류의 희망이다

시대 착오적인 이명박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이동권 기자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글자 크기

오일 멸종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제트 엔진을 장착하고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7년, 전 세계 500명의 석유 전문가들이 참석한 세계석유회의에서 ‘석유생산 정점’(Peak Oil)이 2006년에 이미 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유가에도 석유생산량이 늘지 않는 까닭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쓰나미’ 같은 이상 현상뿐 아니라 지구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련의 변화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인류가 오랫동안 사용한 화석연료의 ‘대반격’이라 할만하다. 이러한 시대에 인류의 고민은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가. 지구라는 생명체의 몰락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듯싶다.

풍력발전
  • 세계는 오일 에너지 위기에 공감하고 재생 에너지 연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 사진 더 보기

이명박 정부의 미래 에너지 정책, “빈곤하다”
유가가 연이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내 유가가 배럴 당 200달러까지 올라간다고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경제성장도 오일 소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러시아도 오일 생산국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어 국내 오일 소비량조차 따라가기 벅차다. 최대 오일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경제성장으로 오일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오일 생산은 이미 정점을 지났으며, 20년 정도면 거의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땅 속에 묻힌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제2의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도 점점 높아진다. 인류의 대재앙이다.
세계는 오일 에너지 위기에 공감하고 재생 에너지 연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온실가스의 주요 범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IT벤처산업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는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더 이상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판단하고 청정에너지 산업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300일 넘게 맑은 날을 유지해 햇빛발전소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인텔사는 실리콘밸리에서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지금까지 축적한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햇빛발전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재생에너지 정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유가와 전력수급 문제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까닭이다. 주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억 달러를 태양열 주택보급 촉진자금으로 사용해 모든 주택 가운데 50% 이상을 태양열 주택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2007년 1월부터 9월까지 청정에너지연구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이 2006년 한 해 전체 투자액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재생에너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다. 경제성장에만 목이 말라 계속 ‘삽질’만 하는 형국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 태양광 발전차액 지원금을 기존 2단계로 구분된 가격 체계에서 5단계로 세분하고 기준가격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발전량 30㎾ 미만까지는 ㎾h당 711.25원, 그 이상은 677.38원씩 2단계로 지원했지만 가격 체계를 5단계로 나눠 지원 기관과 발전설비 용량에 따라 ㎾h당 428.83~646.96원으로 차등 지급하게 된다. 이에 관련 업계는 물론 환경시민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태양광 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지원금 축소에만 급급한다”면서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지원금을 준다면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 부안시민발전,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재생에너지 산업을 파탄 내는 발전차액지원제도 개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해놓고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내놓았다”면서 “고유가에 특히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환율과 금리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고시가를 대폭 낮춘 것은 재생에너지 산업을 아예 말살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예측 가능한 미래상황을 보면서도 ‘편리’와 ‘앞으로’를 외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빈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사례다. 이 대통령은 휴대폰 요금, 생필품 가격, 기름 값 등을 인하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하나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래 사회에 닥쳐올 인류의 대재앙을 앞에 두고 재생에너지 사업 지원을 축소해버렸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재생에너지 사업
수소는 재생에너지가 아니다=정부는 국비 1천억원을 투자해 11만평의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전북 부안에 조성하고 있다.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 연료전지 실증단지와 산업단지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소는 엄밀히 얘기하자면 재생에너지가 아니다. 연료전지에 사용하는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에서 얻으며, 화석연료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처럼 닳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을 말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대 사업으로 햇빛, 바람, 수소연료전지를 선정했다. 유럽은 농촌지역의 발전과 자연자원을 고려해 ‘바이오매스’를 주요 에너지원에 포함시켰지만 우리는 수소에 주력사업에 넣었다.
부안에 가면 노란 유채꽃 단지가 100만평 이상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유채기름으로 자동차를 굴리고 전기를 생산한다. 유채기름은 ‘환경 석유’로 불린다. 지구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고, 대기의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까닭이다. 또 원자력 발전처럼 첨예한 대립도 부르지 않으며, 정서적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기름을 짜고 남은 유채 찌꺼기는 바이오매스 자원이 되고, 유기농 퇴비와 가축 사료로도 사용된다.
정부가 부안에 투자해야할 재생에너지 분야는 무엇이어야 했을까. 햇빛발전과 유채꽃 단지가 아니었을까.
녹색 개발주의에 대한 경계 필요하다=제주도에는 행정기관이 주도한 대규모의 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돼 있다. 우수한 풍력 자원을 자랑하는 제주도는 국비로 동북쪽 해안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단지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현재 제주도 내 전력의 2%를 공급한다.
이 풍력발전 사업이 대 성공을 거두자 많은 민간사업자들이 앞 다투어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제까지 신청한 사업만 제주도내 발전설비용량의 30%에 육박한다. 하지만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화력, 원자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에너지업계의 경계도 문제였지만 풍력발전 사업자와 반대주민집단, 찬성주민집단 간의 다툼이 더욱 큰 갈등이었다. 법적소송과 집회가 끊이지 않았고, 반대집단 대표자는 ‘공사방해금지처분위반’으로 6개월간 실형을 살기도 했다. 또 민간 풍력발전사업 1호인 ‘난산 풍력’은 발전사업허가 취소 판결을 받았다. 또 반대집단들은 ‘제주도 풍력발전반대 연합’을 구성해 전면적인 반대운동을 벌였다. 반대 이유는 자연경관 , 소음, 저주파, 의사소통, 토지 등이다. 현재 민간 재생에너지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다.
김동주 제주환경연합 대안사회팀장은 “압축적 성장방식이 부른 민간풍력단지의 갈등은 ‘녹색 개발주의’ 병폐”라면서 “재생에너지 사업은 공업화와 도시화를 주도했던 ‘개발주의’와 달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재생에너지 분야는 신흥 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자리를 잡기 위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대화보다는 법적 소송으로 일을 빨리 처리하려고 했는데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사업자와 주민들의 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원자력, 화력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특성에 맞는 법령을 마련하고, 재생에너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주민들을 위한 홍보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공무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부산 시민의 힘으로 추진됐던 ‘반여시민햇빛발전소’가 올해 1단계 사업 완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농수산물 유통 시설인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설립되는 이 발전소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공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시민기금으로 설립한 국내 최초 사례다. 하지만 이 사업이 처음부터 평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지 않을까 기피하는 공무원 때문이었다.
옥성애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2년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었는데, 특히 공무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부산시장이 시장 부지를 사용하도록 했지만 실무 공무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옥 사무처장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민주공원에 시민의 힘으로 만든 발전소가 설립되고,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을 전문적으로 추진하는 단체 ‘부산시민햇빛발전’이 구성된 것은 또 다른 성과”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성장사업인 태양광 발전=현대중공업은 국내 제일의 태양광 업체를 넘어 2014년까지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소규모 태양광 설비 위주의 사업을 진행했으나, 2005년 울산 선암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자체 브랜드 태양광 발전설비를 스페인 태양광 발전단지에 수출했다. 이는 당시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태양광 발전설비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5월에는 충북 음성에 ‘태양전지공장’을 세웠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태양전지(Solar Cell)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음성 태양광 발전 공장에서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0년에는 약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국민이 동참해야 국가의 에너지 정책 바뀐다”

  • [인터뷰]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

    핵 폐기장 반대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전라북도 부안군에는 햇빛발전소 4기가 가동 중이다. 이 발전소들은 4인 가구 한 달 평균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300㎾h를 생산해 한전에 20만원씩 받고 판매한다.
    햇빛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부안 주민들은 약 30가구다. 이들은 정부의 근시안적인 에너지 정책에 맞서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올리고, 전향적인 에너지 정책의 필요성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햇빛은 화석 에너지의 대안이지만 정부는 보수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이것이 단지 에너지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현민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명박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고유가에 대한 대책으로 원자력 발전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원자력이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럽이 그렇다. 이들은 원자력에 들어갈 비용을 재생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지식경제부는 원자력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회동하면서 고유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에너지 문제는 원자력 반전소를 늘려 해결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대안이다.
    정부는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해 2006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2012년 기준으로 볼 때는 당연히 감축되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이미 도쿄의정서 협약에 따라 감축해 왔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증가율은 세계 1위다. 경제 규모나 국가적 인지도에서 볼 때 내놓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경제력은 11위인데, 환경지수는 거의 끄트머리인 120위 정도에 있다.

    - 한국은 햇빛발전소를 이용하는데 적합한 곳인가

    한국은 햇빛발전소 주요 사용국이라는 독일, 일본보다 일조량이 20%가량 높다. 그래서 햇빛은 국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대안에너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석유업체나 원자력 업체, 특히 정부가 에너지를 통제하다 보니까, 국민들은 태양과 풍력은 경제성이 없고,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풍력 발전은 화력, 원자력과 경쟁력을 갖췄다. 태양광 산업은 우리나라가 IT 산업 강국이기 때문에 주요 수출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내수 시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한 정책을 펴지 않고 있다. 태양전지판 수명이 30년이다. 외국에서도 정전이나 고유가 등에 대비해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집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면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현재 설치비는 국가에서 60%를 보조해주고 태양광 10만호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아서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우리 집을 후손에게 물려주듯이 후손들에게 햇빛발전을 물려주려는 국민의 의지가 중요하다. 일단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국가의 에너지정책도 바뀐다.

컨텐트 링크

민중의소리를 후원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컨텐트 링크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