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전은 미국이 아니라 국민"

[인터뷰] 강창일 민주당 의원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해야"

이재진 기자 / bestie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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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이처럼 소외된 적이 있었을까? 촛불정국에서 민주당이 설 자리는 없었다. 한나라당은 등원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섣불리 들어갈 수 없었다. 제1야당이지만 81석을 가지고 150석을 뛰어넘는 거대여당과 보수정당을 상대로 아무런 보장없이 등원하는 것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민주당은 촛불집회에 국민보호팀이란 이름으로 의원들을 내보냈다. 촛불민심을 확인하고 민의를 수렴하자는 취지였지만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고백이기도 했다.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촛불민심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국민적 분노가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강경진압을 몸소 체험(?)하고 자당 의원까지 폭행당하는 사태에 이르면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도 더욱 높아졌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


재선 의원인 강창일 의원도 한숨을 내쉬기는 매한가지다. 국민보호팀으로 어느 의원보다 적극적으로 촛불집회에 결합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지만 “정치인이 설 곳은 따로 있다는 것”이 강 의원의 생각이다.

어청수 경찰총장 파면과 경찰의 폭력진압도 국회에서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인터뷰 내내 한숨을 쉬었다. 등원을 해야겠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은 강 의원도 동감하고 있었다. 강 의원이 빼내든 카드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이다.

강 의원은 “지금 시위대의 폭력행사에 대해서 법을 가지고 탄압을 하면서 공권력의 폭력 행사로 인한 것은 법의 미비로 처벌할 수 없다”며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경찰 폭력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구체적인 입법 활동으로 화답하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촛불 정국 해법으로도 강 의원은 대통령 사죄를 출발로 재협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문책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어영부영 시간 끄는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강 의원은 “진정성과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풀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 불신을 누적되면 국정 운영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일침을 놓았다.

덧붙여 강 의원은 경찰폭력에 대한 문책을 ‘국민신뢰의 기본’이라며 어청수 경찰총장의 파면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신뢰를 강조한 강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해서도 장시간 늘어놓으며 “미국과의 신뢰는 중요하고 국민과의 신뢰는 중요하지 않나, 대한민국 대통령이면 국민과의 신뢰가 중요하다. 머슴이 주인 말을 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상전은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말을 주저하지 않았다.

아래는 강창일 통합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 민주당 국민보호팀으로 활동했다. 직접 경험한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이번 촛불 시위에 대해서 정치권이 간단히 생각하고 있다.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근대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혁의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근대 정치는 대의 민주주의에 기초해서 이뤄져 왔는데, 이른바 인터넷 문명의 시대에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으로 직접 참여 민주주의가 지금 시작되고 있다. 지금 가능성을 이번에 촛불 시위에 보고 있다.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 사태의 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 주도는 시민, 네티즌이 했다. 정치권이 한 게 아니다.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장이 만들어 졌다. 기존의 정치권이 설 자리가 없었고, 주도할 수도 없었고, 주도 하지도 않았다.

- 경찰의 폭력진압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부는 촛불집회를 폭력시위로 변질됐다며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분리 대응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을 어떻게 보나?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 저희들이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극히 일부에서 폭력적인 일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과잉 진압이 폭력을 불러왔다. 시위대 일부에서 폭력적인 언사가 있고 다중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평화적 집회 유도하는 것이 경찰의 자세다. 과잉진압해서 폭력을 불러왔는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 공권력을 남용할 경우 해당경찰관을 처벌할 수 있도록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지금 시위대의 폭력행사에 대해서 법을 가지고 탄압을 하면서 공권력의 폭력 행사로 인한 것은 법의 미비로 인해서 처벌할 수가 없다. 법의 미비함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공권력 폭력 행사를 막자고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평화적 집회를 하는데 과잉진압해서 부상을 당했다. 부상당하게 한 공권력의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책임을 질 수 있는 조항이 없다.

- 민주당은 5일 거당적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앞으로 '촛불민심'과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인가? 등원 해법은 뭐라고 보고 있나?

정당이 국회에서 할 일은 따로 있다. 촛불시위 힘을 보면서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정책화 시키고, 국정 방향을 논해야 하다. 그런 차원에서 촛불 집회의 민의를 깊이 들으면서 국정 반영을 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못해서 이런 사태까지 온 것을 정치적으로 반성하다. 정치의 장으로 풀어나갈 것을 풀어야 한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
- 정세균 신임 당 대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과 국정조사를 등원 조건을 내걸었다.

필수조건인지 전제조건인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의지의 표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것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믿지 못하겠다. 말을 자꾸 돌리고 의지가 없다. 세상이 안 풀린다고 했다가 미안하다 나몰라 했다 자꾸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전혀 신뢰를 하지 못하겠다. 어영부영 시간 때우기가 아닌가 걱정이 된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어려움을 풀려는 고민이 없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너무 딴 세상이 있는 집단 같아서 등원해도 풀릴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국민의 소리의 귀를 완전 막았을 때 엄청난 저항을 만날 것이다. 국민적 저항을 만난 것이다. 정신을 못 차렸다.
지금 현 시국을 미친 사람들이 미친소를 들여오는 미친 짓을 하고 있다. 광인(狂人), 광우(狂牛), 광태(狂態) 이른 바 3광(三狂)의 사태라고 생각한다.

- 정부쪽 움직임은 공안탄압으로 흐르고 있고, 촛불시위대 쪽은 계속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겠다는 입장인데 촛불정국의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통령 사죄하고 원점에서 돌려서 국민의 소리를 머슴처럼 귀를 기울여서 사죄하고 재협상하고 폭력진압 당사자를 문책하는 것이 해법이다. 국민 투표도 선언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그 문제도 천만 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확인시켜 주고 그 힘을 가지고 압박하는 것이다.
이 난국을 풀어야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어영부영 시간 끄는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다. 전혀 그런 의지가 안보여서 갑갑하다. 국민 신뢰 기본으로 하면서 정치를 해도 국정운영을 해도 어려운 것인데,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큰 틀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 몇 백 명이 부상을 당했다. 진정성과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풀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불신이 누적되면 국정 운영을 끌고 가기 어렵다.
미국과의 신뢰는 중요하면서 국민과의 신뢰는 중요하지 않나. 대한민국 대통령이면 국민과의 신뢰가 중요하다. 협정도 잘못되면 고칠 수 있고 조약도 잘못되면 고칠 수 있다. 대한민국 상전은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 머슴이 주인 말을 들어야 한다.
어청수 청장은 파면해야 한다. 언론 장악 음모를 가진 최시중도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도 사죄해야 한다. 애국적 정열을 가지고 (시위)한 사람들 구속시켰는데 풀어나가야 한다.

-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오고가고 있는데 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 시작부터 잘못됐다. 한두 가지 아니라서 다 거론하지 못한다. 처음 고소영 내각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평균재산이 40억이 넘으면 서민 중산층 소외되고 허탈감을 느낀다. 축재한 돈도 비정상적이다. 그때 언론이 지적했을 때 즉시 교체도 하고 뜯어고쳐서야 했다. 747 고환율 정책도 유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국민만 어렵게 됐다. 자기가 공약에 집착하다 보니 경제는 어렵게 돼 버렸다. 7% 경제성장률도 4%로 하향 조정했다. 대운하 문제는 지금 어느 때인데 100년 200년 전에 하던 것을 지금 와서 국토 파괴행위를 하고 있다. 국가적 재앙이다. 지금 저항이 부딪혀 스톱돼 있다. 몇 개월 되고 하나도 된 게 없다.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유가, 오일 쇼크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는데 지도자는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새로운 것 제시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박수치고 싶을 때 인색하지 않게 박수쳐 주고 싶은데 박수칠 게 없다 휘황찬란한 말을 만들었는데 내용이 없다.

남북관계도 주도권 행사 못하고 있다. 포용정책을 계속 살려나갔어야 했다. 그걸 차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거리가 먼 얘기를 하고 신뢰가 깨지고 그러면서 참여도 못하고 이런 꼴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시대 역행하는 통일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한다. 냉전 체제적 사고 세계관을 가지고 남북문제를 보고 있으니 풀릴 리가 없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
- 오늘 내각교체가 단행됐다.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달됐다는 평가인데

진정성이 안 보인다. 쇠고기 파동 불거져 나왔고 경제 문제, 물가 문제, 한반도 대운하 문제로 내각 교체 애기가 나온 것이다. 농림부 장관 물러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눈감고 아옹하는 식이다. 농림부 장관은 희생양이지 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꼭두각시 노릇만 했다.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그렇고 내각 교체 문제 하나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아휴)

- 전날 새지도부가 선출됐다. 정세균 대표체제가 출범했다. 정대철-추미애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했는데 당 지도부 향후 진로 방향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당 지도부에게 요구할 주문사항이 따로 있으면 얘기해 달라.

주목해 봐야 한다. 민주당의 과제는 통합이다. 구 민주당과의 통합이다. 당내 개혁과 정치적 가치와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

- 당 정체성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보나?

중도, 진보다 그러기 이전에 진보란 말장난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대상과 정책을 가지고 해야 (논해야)한다. 한나라당 대기업 중심이고, 우리는 중산층 서민 정당이다. 전부 다르게 정책이 나올 수 있다. 그걸 진보라고 하면 진보고 보수라고 하면 보수다. 한나라당은 대기업 위주와 재벌 위주로 잘 사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지만 서민 중산층이기 때문에 약한 사람을 위해서 우리 당이 존재한다. 내용물이 중요하다.

- 손학규 당 대표는 제3의 길을 선언했다.
허황된 말을 하기 때문에 언쟁만 심해진다. 내용이 없다. 매도하기 위해서 좌우라고 한다. 현상을 가지고 좌우로 나눠지는 것이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
- 한미FTA 비준 문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비준 처리에 대한 입장은?

시기 상조론이다. 미국과 FTA를 맺으면 일본은 제조업 분야에서 덕을 보는 나라다. 일본 정부가 보수정권임에도 농민, 어민, 축산민, 사회약자를 살리기 위해서 체결하지 않은 것이다 농민, 어민, 축산민들을 보호하고 살리는 길을 마련한 후에 해야지, 서둘러서 해서는 안된다.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

- 의원 분포상 17대 국회보다 18대 국회가 한미FTA 처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당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미 동향을 살펴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내 상황이 급진전되면 우리 의회도 할 수 있다는 역해석도 가능하다

당 대표 혼자 결정할 게 아니다. 전체 나라 명운이 걸린 일이다.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개인이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당론을 결정하는 것은 될 수 없다. 한 정치인이 미 동향을 살피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필요한 것은 대책을 몰락한 분야에 대해서 몰락하지 않도록 검토하고서 FTA를 해야 한다. 당론 수렴 과정이 중요하다. 17대 국회에서보다 불리한 조건이지만 소수 의견이라도 제기해야 진중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에게 한마디 해달라.
국민들께 조언보다는 너무나도 수고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치권이 제대로 역할을 못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시민들이 희생을 당하고 힘든 일을 해온 것 같다. 지혜롭게 풀지 못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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