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예측은 항상 틀려왔다.”

[인터뷰] '촛불수배자' 한용진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정인미 기자 / naiad@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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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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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부근은 전경차량 6대가 배치돼 있고, 전경들이 2인1조, 4인1조로 짝지어 ‘촛불수배자’를 철통감시 하고 있다. 농성 3일째를 맞는 8일 오후 한용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을 만나기 위해 조계사를 찾았다. 찜통더위에 집나와 고생 많다는 기자의 인사에 “샤워도 할 만큼 하고, 지낼 만하다. 남들은 살이 빠진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체질인가보다”며 환하게 웃는다. 인터뷰 내내 쏟아낸 그의 낙천적인 웃음 속에서 촛불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오늘이 농성 3일째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아직 3일차다보니 뚜렷이 계획된 프로그램은 없다. 기존에 못한 회의를 한 두 차례씩 안정적으로 하고 있다. 아침에 5~6시에 기상해서 7시쯤 밥 먹고, 잠시 쉬었다가 8시 30분쯤 조회를 한다. 좀 편하게 쉴 줄 알았는데 틈이 없다.(웃음) 예정된 일정도 일정이지만 사이사이에 생기는 일정이 많다. 어제 경우는 수경스님이 오셔서 다른 일정을 미뤄두고 만났고, 오늘 청화스님이랑 강기갑 의원도 방문하셨다. 갑자기 찾아오시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럽다.

- 어제 어청수 경찰청장이 조계사는 치외법권이 아니라고 했다. 종교인 사법처리까지 검토한다고 하는데, 혹시 농성장 침탈의 우려는 없나.

개인적으로는 우려하고 있지 않다. 만약 침탈을 시도한다면 100~200명의 사수대를 배치하더라도 침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의연한 마음으로 연행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수명은 앞으로 최대 4년 6개월이고 최소 내일이다. 내일 당장이라도 이명박 정권의 목이 날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조계사 침탈 등은 이명박 정권의 명을 짧게 만드는 일이다.

- 얼마 전 한국진보연대가 촛불시위 배후로 지목되고 사무실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전개될 것 같은가.

의도만을 놓고 보면 항상 정권이 스스로의 위기의식을 느낄 때 공통적으로 공안탄압을 한다. 심지어 KAL기 폭파사건 등의 선례도 있고, 이와 관련해서 진보연대를 먼저 친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만만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오히려 한국진보연대 압수수색을 함으로써 진보연대의 존재감을 모르고 있던 국민들까지 우리를 알게 됐다. 오히려 격려전화가 많이 온다. 공안탄압으로 (촛불시위를) 약화시키려 하는 정부를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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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청와대 면담, 5대 요구안 전달이 불발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밀실거래라는 비판이 있다.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객관적 사실은 전혀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다. 일단 7월5일 촛불대행진에 맞춰서 어떤 결정사안이 있었냐하면, 국민의 마음을 담은 요구안을 정리해서 청와대에 전달하도록 하자는 결정이 있었다. 집행하는 과정에서 그 전에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서한을 전달하려고 했는데, 전국민의 마음을 담아서 서한 형식의 요구안을 민원실에 그냥 제출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운영위원 중 수습책임을 맡은 몇 분들이 사전에 '이러한 서한을 전달할 건데 누가 와서 받겠냐'고 임삼진 시민사회비서관한테 이야기를 했다. 임삼진 비서관이 맹형규 정무수석비서관이 받겠다고 했는데, 임삼진 비서관이 했는지 청와대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뜸 전화가 와서는 촛불을 끈다는 조건으로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 저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했고 대화를 끝낸 것이다. 그 내용으로 바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중간 사이에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들이 가슴 아픈 사연이 됐다.

-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결국 여론 반전을 노리는 정부에 이용당한 것 아닌가.

우리가 설사 이용당할지라도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고 봤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가 무작정 밀어붙이고 니네가 알아서 전면재협상해라고 해서 해결이 되면 깔끔하다고 생각되지만,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자체가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 언론사에서 대책회의 회원들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제1야당이라고 할 정도다. 청와대나 행정부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속에서 회의의 결정사안을 전달하고자 했고, 그 전에도 공개토론회를 (청와대에) 요청했다. 오히려 우리가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대화의 문을 닫은 것은 청와대다. 그래도 또다시 대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한 마음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나쁜 것이다. 이를 테면 사기 치려고 달려들면 평범한 사람은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다. 사기를 당했다고 그 사람을 바보라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두 공동상황실장이 수배상태고, 7·5 촛불대행진 기조와 향후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하는데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내부 혼란과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닌가.

별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활동 배경과 환경이 각기 다른 단체와 개인이 모여 있다 보니 계속 거리에서 촛불을 드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단위가 있고, 고시가 강행돼서 소고기가 풀리고 있으니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단위도 있다. 예컨대, 우리는 댐을 막는다고 막았지만 이미 댐의 일부는 붕괴되고 물이 흘러나와 마을에 스며들고 있다면 보수와 재건축 사업도 해야겠지만 흘러내린 물을 퍼 나르는 일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재건축과 보수가 전면 재협상의 강력한 요구라면, 홍수 난 마을에서 물을 퍼내는 것은 불매운동, 유통저지 등 다양한 활동이 있는 것이다. 고시가 강행되지 않은 조건에서는 재협상이라는 단일한 요구만을 내걸어도 어려움이 없었지만 고시가 강행된 상황에서 각 단체의 요구와 강조하는 바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보니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다. 이 부분은 어제 회의에서 잘 정리됐다.

- 어떤 방향으로 정리된 것인가.

일단 촛불은 매일 진행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조건에서 대책회의가 모든 것을 진두지위를 할 수 없다. 평상시에는 각 단체와 부문에서 주관을 하고, 광우병 대책회의는 후원과 지원을 하는 형식으로 17일까지 일정이 나왔다. 우선 12일, 17일은 촛불에 집중하는 것으로 했고, 또한 유통저지와 불매운동 등 다양한 실천 활동을 결합할 예정이다. 투쟁 흐름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 국민투표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

국민투표뿐만 아니라 정권 퇴진운동까지 의견은 다양하다. 중앙에 있는 단체만이 아니라 좀 더 폭을 넓혀서 금요일에 전국 대표자 회의를 통해 흐름을 정리하기로 했다.

- 7.5 촛불대행진을 성공적이라고 보나?

물론이다. 5월2일부터 지금까지 느낌은 항상 국민들이 활동가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것이다. 6월10일 날 그렇게 많이 모일 줄 몰랐다. 엄청난 탄압정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일 날도 10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국민들이 나와 주셔서 놀랐다.

- 7.5 촛불대행진 이후 촛불이 급격히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촛불시위가 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소강국면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예측은 항상 틀려왔다. 이번에도 틀릴 것이다. 처음 틀렸던 것이 5월 17일로 기억하는데, 그때마다 추가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고시 의뢰를 연기하더니 두 번째는 고시는 외뢰해놓고 관보게재를 연기했다. 그런 기로에 섰던 것이 5월 17일, 31일, 6월 10일이었다. 참가인원에 연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론이 그렇다. 촛불시위 방식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금 전면 재협상을 이뤄내야 한다는 국민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도 촛불에만 의존해서 전면 재협상을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12일과 17일 촛불문화제가 국민의 의사를 모아내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6월10일도 평일이었지만 많은 국민들이 참석했다. 17일도 그에 준하는 국민들이 나오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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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촛불은 하는데, 광우병 대책회의가 다 책임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 책임지는 것이고, 책임지려고 하고 있다. 대책회의에 소속되어 있는 전국적인 각 단체들이 폭을 넓히고 질을 심화시킬 것이다. 그러려면 대책회의가 하는 일이 많아야 한다. 상황실이 조절하고 지휘할 수는 있으나 상황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것은 아니다. 각 단체에서 일을 하고 우리는 불매운동 등을 보다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지원할 수 있도록 폭넓은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어제 회의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에 대해 보도한 언론들의 논조를 보고 왜곡보도라고 생각했다. 후퇴하는 것처럼 해석했는데, 답답할 따름이다. 광우병 대책회의의 조직적 질을 심도 있게 만들기 위한 일환이다.

- 청와대에서 미국 소 시식회도 하고, 국민들이 많이 사가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중이다. 불매운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묘책은 있는가?

아직은 구체적인 묘책은 없지만, 몇 차례 워크숍을 가졌다. 확실한 것은 항상 그랬듯이 촛불시위를 하면서 국민들 속에서 참신하고 기발한 방법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촛불이 이어져 왔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불매운동도) 새로운 방식이 나올 것이다. 국민대책회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의견이 아니라 네티즌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모으겠다. 이런 것들이 모여야 실질적인 집행력도 생길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특정한 사람에 의해 제기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수렵하고 집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단, 과거에 광우병 감시단 시절에 했던 불매운동과는 질과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첫째는 방법론에 있어서도 일반 불매운동과 유통저지가 결합될 것이고, 두 번째 강도를 상당히 높일 것이다. 불매운동을 하다가 구속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촛불시위보다 치열한 방식으로 갈 것이다. 실제로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에서 계획했던 유통저지 투쟁은 구속을 각오한 사람들이 '절대 유통시키지 않겠다'는 결의로 나선 것이다. 단순한 액션을 취한 것이 아니었다. 이는 아직도 유효하다. 유통저지와 매장봉쇄부터 시작해서 제2의 촛불 투쟁 방식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것은 워크숍을 통해 할 것이다.

- 재협상을 성사시키려면 미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온다.

전체적인 흐름은 그렇다고 본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재협상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다. 두 번째는 자기 조직적 기반이 튼튼하면 가능하다. 세 번째는 강대국을 등에 업는 것이다. 물론 세 가지는 함께 또는 따로 가능하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는 한자리수 까지 지지율이 하락했었고,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지지기반도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대표했던 사람들보다 적다. 그렇다면 세 번째 강대국에 의존해서 정권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면 미국에서 봤을 때 이명박은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 끈을 놓아버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어떻게 유지하겠는가. 개인적으로 전면 재협상 요구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미국에 대한) 압박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한다면 전면 재협상을 하지 않겠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국민이 필요성을 느낄 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본다. 왜 시차가 늘어지냐 하면 그래도 계속 (이명박 정부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국민들의 마음이 있어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앞서 말한 세 가지는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한 몸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 중에 가장 약한 고리, 가장 만만한 것은 국민이 전면적인 재협상을 전면에 걸고 있는 것이다. 약간만 돌리면 이명박 퇴진이 되는 것이고, 다른 각도로 돌리면 미국에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뀔 것이다.

- 8월 5일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이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있나.

특별히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아까 언급한 전면 재협상에 대한 강한 요구를 걸고 사업 준비하고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은)없다. 이대로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대의 민주주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촛불에 마음을 담아서 직접 민주주의, 거리 정치를 유지해주신다면 이 사회가 살맛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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