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이깁니다"

[무한중계 43신-60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계사 농성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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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신:2시 30분]
정보선 단장, 조계사 농성단에 합류


조계사 촛불 농성장에 새로운 식구가 늘었다.

주인공은 바로 정부 당국으로부터 '어이없는' 수배자로 낙인을 찍힌 정보선(42세) 새시대예술연합 예술단장. 그는 지난 5월 3일, 26일 촛불집회에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정 단장이 수배를 받은 직함은 '진보연대 문예위원장'. 통일연대 문예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그는 경찰이 통일연대와 진보연대를 헷갈렸거나 수배자를 '꿰어맞추기식' 으로 지목했다는 걸 증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보선 새시대예술연합 예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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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단장이 농성장에 합류한 것은 25일 오후 6시 반경. 그는 "조계사로 들어오기 위해 나름 '변장'을 했는데도 조계사 앞 수 많은 경찰병력 중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어제 오후 6시 30분에 모자쓰고, 우산도 쓰고 고개 숙이고 또 나름 미행 여부까지 살피면서 돌고 돌아서 조계사로 들어왔는데 아무도 잡지 않더라구요. 무안했을 정도였다니까요."

혼자 수배생활을 해왔던 그가 조계사로 발을 돌리게 된 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정부에 맞서기 위해선 개별 행동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국민대책회의 쪽에서는 제가 촛불집회에서 몇 번 사회를 봤던 없기 때문에 혐의가 가볍고 해서 농성장에 들어와 고생할 필요는 없겠다고 했습니다. 여성이고 해서 고생하고 애쓰는 모습을 미리 예측하시곤 혼자 생활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처음엔 그런 생각으로 혼자 다녔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많이 외로웠고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정부에 대해 화가 났어요. 체포영장 남발하고 조계사는 물론 민주노총까지 침탈하겠다며 거침없이 말하는 작금의 상태에서 혼자 대응하는 것 보다 낫겠다고 판단했지요."


가족이 걱정하지 않느냐고 묻자, 정 단장은 자신의 친동생과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털어놨다.

"전라도 영광에 사는 여동생이 있는데 서울경찰청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하대요. 저하고 오랜기간 떨어져 살았던데다 아이있는 평범한 주부인 동생한테 언니에 대해 경찰이 이것저것 캐물으니까 기분이 안좋았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촛불집회 때문이라고 그래서 동생이 평범한 아이의 엄마로서 열이 받은 거죠. 뭘 잘못했고, 왜 체포하느냐고 따지니까 그 경찰이 '큰 잘못은 아니다'라며 말꼬리를 흐렸다고 하더라구요. 어제 여기 들어와서 전화를 했는데 동생이 '걱정 안하고 있었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정 단장은 경찰쪽에선 3차 소환장까지 보냈다고 말하고 있는데 자신은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연대로 갔는지, 대책회의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며 "수배사실을 안 것도 언론을 통해서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고 반문했다.

정보선 새시대예술연합 예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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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생활이 얼마나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잘못이 없다는 걸 모든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다 아는 사실이에요. 단 한 사람만 귀 막고 있는 상태죠. 제가 촛불집회에서 사회를 봤을 때 '촛불파', '승리파'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어떤 결과가 오든 반드시 우리가 이길 것입니다. 촛불문화제 때 봤던 여학생들의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우리는 미친소 안 먹는다'는 말도 잊을 수 없죠."

한편 그는 '가벼운 혐의인만큼 그냥 조사 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선 "물론 조사야 받을 수 있지만 이미 그런 조사는 짜놓은 계획대로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공정하고 공평한 경찰들의 인식이 아니다"라며 "그런 시나리오에 따를 수 없다. 무엇이 진실인지 검증해야 하고 국민으로부터 인정 받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를 향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동시에 그는 지지방문을 오는 많은 분들을 향한 감사 인사와 함께 정부를 향한 대응을 지속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건방지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사에서 수배자들을 도와주시는 스님들이 바로 그러한 오만한 정부에 대해 화를 내고 계시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제가 했던 일에 대해 후회 없고 자랑스럽습니다. 국민들과 함께 정의를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 때문이죠. 농성장에 하루 있었지만 정말 정신 없습니다.

지지방문 와주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저들이 아무리 탄압하려고 해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미국산 쇠고기 당연히 안 먹어야 하고 목숨을 내걸 수 없다고 하는 반대 의지를 나타내는 것, 정부가 국민들 앞에서 반성하고 또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1시경이 되자 다시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정보선 단장을 제외한 '선배' 수배자 7명은 예정대로 1시에 108배를 진행했다. 정 단장은 옆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108배 진행을 위해 필요한 옷과 명패 등의 준비물이 갖춰지면 향후 함께 108배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59신:26일 오전 10시]
농성 22일째, 108배 오후 1시로 변경


경찰의 조계사 침탈 우려 속에서 26일 아침이 밝았다.

수배자들은 새벽녘 침탈 위험을 고려해 매일 5시30분경 진행하던 108배를 오후 1시로 변경했다.

수배중인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 농성 22일째를 알리는 종이를 붙이고 있다.
  • 수배중인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 농성 22일째를 알리는 종이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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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경 아침 공양을 마친 수배자들은 간단히 아침회의를 하고 각자 할 일을 하는 모습이다. 김동규 조직팀장은 대웅전 처마 밑에서 책을 읽고 있고,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천막 옆에 걸린 수배자 농성장 플래카드의 날짜를 '22일'째로 바꾸었다.

권 사무처장은 조계사 생활 15일차. 22일째 아침을 맞은 다른 수배자들보다 일주일 늦게 조계사에 들어왔다. 조계사 수배자들 중 '막내'인 그는 전날 오후 있었던 수배자 긴급 좌담회에서 "다른 분들은 6월 28일에 체포영장이 나왔고 저는 7월10일에 영장이 나왔기 때문에 늦게 합류한 것이지 다른 이유로 늦게 들어온 것이 아니다"고 웃으며 해명하기도 했다.

전날 밤늦게까지 수배자들을 찾는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저녁 천막 농성장을 찾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 식구들은 새벽이 되도록 박 실장과 함께했다.

조계사를 오가는 시민들은 수배자들에 대한 걱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매일 아침 대웅전에 들르는 한 신도는 오늘도 수배자들에게 "아침 공양은 하셨나? 밥 많이 먹고 든든해야 싸움도 잘 하는거야"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빗소리가 멈춘 조계사에는 불경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58신:25일 오후 6시]
수배자들, 7.30 서울시 교육감 선거 부재자투표 진행해


농성단의 오후는 새벽에 진행하지 못한 108배로부터 출발했다. 원래 오전 11시에 진행하기로 했으나 조계사 지장법회에 많은 신도들이 참가해 108배를 진행할 장소가 여의치 않아 오후로 옮긴 것이다. 김광일 행진팀장의 죽비소리에 맞춰 진행된 농성단의 108배는 이날 지장법회에 참여하신 많은 신도들의 관심을 끌었다.

108배


108배가 끝나고 농성장으로 복귀한 농성단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불교계의 청년 신도들을 이끌고 있는 박법수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이 농성장을 찾아 격려했다.

박 회장은 “어제, 오늘 경찰들이 조계사를 침탈하려고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우리는 한 발짝만 들어오라고 벼르고 있다. 그래야 불교계를 한번 땡겨 볼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이 나라 청년 불자들은 항상 여러분 곁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후 2시에는 7명의 농성단 중 서울지역에 주소지가 있는 4명의 농성단원이 7.30 서울시 교육감 부재자 투표를 실시했다. 부재자 투표소를 방문할 수 없는 농성단원은 선관위가 우편으로 보내준 투표용지를 갖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간이 투표소에서 해당 후보의 이름에 기표 후 봉투를 밀봉해 다시 선관위에 보냈다.

교육감선거 부재자투푭
  • 조계사 수배자 중 거주지가 서울인 사람들이 서울시교육감선거 부재자투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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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자투표
  • 수배자들이 서울시교육감선거 부재자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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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는 “입시경쟁, 무한경쟁에 몰린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감이 선출되길 바란다”며 “이명박 정권의 경쟁위주 교육을 심판하는 의미에서 수배자지만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광일 행진팀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노동자, 서민에게 반하는 것”이라며 “교육비를 절감하고 입시경쟁에 반대한 교육감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고 밝혔다.

권혜진 처장도 “촛불은 광우병 쇠고기 반대만이 아니었다”며 “청소년 인권문제 등 청소년 스스로의 삶의 문제에 대한 불만이 4.15 공교육 포기정책으로 청소년들이 직접 촛불을 들고 5월 2일부터 나서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7.30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통해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며 “고교 평준화 지속, 4.15 공교육 포기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건 촛불 후보를 당선시켜 청소년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57신:25일 낮 12시]
뜬 눈으로 밤샌 수배자들...“MB정권, 대국민 선전포고해”


전날 오후 10시부터 조계사 주위를 순찰하던 경찰 병력이 증강되고 사복경찰이 대거 투입되면서 조계사 침탈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속에 농성단과 시민들은 밤을 새우며 침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전날 내린 비로 농성 21일차 아침은 상쾌하게 시작됐다. 이날 농성단은 매일 진행했던 아침 108배를 진행하지 못했다.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우며 대책을 논의한 까닭에 농성단 전원이 오랜만에(?)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조계사 침탈 예정 소식을 듣고 조계사를 찾았던 시민들은 오전 4시 대웅전에서 아침예불을 시작하자 이날은 침탈하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갔고 농성장에는 10여명의 시민들만 남았다.

오전 10시 30분경 농성 21일차 아침 브리핑을 진행한 김동규 조직팀장은 “경찰이 민주노총 영등포 사무실 진출입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심하게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는 국민과의 소통을 차단하고 일방 독주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역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정당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공안탄압으로 일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전날인 24일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이 농성단의 일원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위 공동상황실장의 국조 증인채택을 요구하며 “붙잡혀서라도 증인으로 출석해야한다. 떳떳하다면 왜 못 나오냐”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비열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김 팀장은 “이 의원의 발언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것”이라며 “증인채택을 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국정조사를 이곳(조계사)에 와서라도 들으려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도망자가 아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오라 가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농성단은 오후 2시에 7.30 서울시교육감 선거 부재자 투표를 실시하고 오후 5시 30분에는 홍익대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실천단의 지지방문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오후 7시에는 서울 전역에서 펼쳐질 촛불집회에 농성단도 조계사에서 촛불을 들고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56신:24일 밤 11시]
‘문학의 밤’ 진행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경찰의 체포영장 발부와 민주노총 사무실 주위의 경찰 배치로 인해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사이 조계사 농성장에도 이러한 위기감을 공유했다.

농성단은 경찰의 민주노총 지도부 체포영장 발부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위 상황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어디까지 사태를 끌고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노총 지도부를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으로 체포영장까지 발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정부와 경찰의 이러한 분위기는 조계사 농성장에도 이어져 이전까지는 조계사 주위를 8명씩 순찰하던 경찰들이 이날은 아예 농성장과 가장 가까운 농성장 뒷문에 대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농성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노동방송국이 생중계를 준비한 ‘문학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오후 7시 송경동 시인이 자신의 시 ‘2008년 내내 나는 거리에 있었다’를 낭송하면서 이날 행사는 시작됐다. 송 시인이 시를 낭송하는 동안 한용진 공동상황실장은 컴퓨터를 이용해 배경음악을 틀어주는 1일 DJ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2008년 내내 나는 거리에 있었다

송경동

2008년 5월부터 7월까지
나는 내내 거리에 있었다.

낮과 밤도 잊었다
봄이 활짝 피는 소리도
여름이 무럭무럭 짙어가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사실 나는 갈 곳도 없었다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전체의 해방을 통해 나의 해방이 있을거라던
젊은 날의 기백도 꿈도 가물해지고
나는 이제 그만 어느 노숙인 옆에다로 누워
함께 세월도 잊고 역사마저도 잊고
어느 거리에서 이름도 명예도 꽃도 없이
객사라도 하고 싶다는 서러운 마음 뿐이었다

이 세사은 그렇게 내 가슴에 허무라는 독을 주입했다
이 세상은 그렇게 내 가슴에 소외라는, 외로움이라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새겼다
이 세상은 내게 그렇게 평생에 걸쳐 패배를 강요했고 좌절을 선사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실의에 빠져 있을 때
300일, 500일, 800일, 1000일째 싸우는 비정규노동자들이 있었다
청계광장에서 새벽까지 완강하게
촛불을 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부끄러웠다

나는 그들의 투명한 직관과 밝은 낙관이 부러웠다
그들의 반짝이는 투쟁이 눈부셨다
그들의 샘솟는 상상력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저항이 놀라웠다
그래서 나도 따라 한 개의 촛불이 되어
2008년 늦봄과 한여름 내내 거리에 있었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하루 세끼 먹는 일이
목숨을 거는 일이어야 하는 광우병 세상
하루 하루의 삶이 생성이 아닌
부패와 타락이어야 하는 병든 사회에 맞서
신자유주의 자본의 가치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죽음과 통제와 억압과 소외의 사회에 맞서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가슴에 아직 살아 쿵쾅거리는
양심의 심장을 꺼내 환하게 밝히는 일 뿐이었다

단지 그 일뿐이었냐고 물어봐도
달리 할 말이 없다
가끔은 논리로 설명할 수도
빛나는 전망으로도 이야기할 수 없는
거리의 일들이 있다
눈물과 환호와 연대와 승리의 일들이 있다
내가 마지막 촛불 하나가 되어서라도 지켜야만 하는
희망의 일이, 사랑의 일이 있다
그 길 앞에 물러서지 말자, 물러서지 말자 다짐하며
나는 내내 거리에 있을 것이다


기륭전자 투쟁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 송 시인은 “조계사 농성장에 오면 항상 힘을 받아간다”며 “오늘 힘을 더 받아 기륭전자 투쟁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인의 낭송이 끝난 후 김동규 조직팀장은 이날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던 안진걸 조직국장이 농성단에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안 국장은 편지를 통해 “수배나 농성이 더 힘들다는데 저만 덜컥 잡혀 미안하다. 잡히지 않았으면 지금쯤 함께 농성하고 있을 텐데 안타깝다”며 “여기서도 아침에 하는 108배를 동참하고 있다. 모든 분께 진한 그리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경희대 국문과 출신이며 고등학교 때까지 시를 썼었다고 자랑(?)한 김광일 행진팀장이 자작시 ‘명박산성’을 힘차게 낭송했다.

명박산성

김광일

그것은 장벽이었다
무릇 산성은 적군을 막기 위해 쌓는 것
이명박과 우리는 그렇게 서로 적군임을 확인했다

촛불과 청와대를 가로 막았던
장벽은 광우병을 넘어 더 심원(深遠)한 분단을 뜻했다

만약 당신이, 주제넘게 강남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는 강북족(族)이라면
그 장벽 앞에 멈춰서야 했다

만약 당신이, 한낱 88만원으로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그 장벽 앞에 멈춰서야 했다

만약 당신이, 전기요금이 없어서 촛불에 불타 죽은 소녀를 애달파 한다면
그 장벽 앞에 멈춰서야 했다

만약 당신이, 흡사 십자군이 ‘이교도’를 다루듯 촛불을 짓밟았던 경찰의 폭력에 분노한다면
그 장벽 앞에 멈춰서야 했다

만약 당신이, 기름밭을 헤집겠다며 제국주의 전쟁판에 뛰어든 파병에 고개를 젓는다면
그 장벽 앞에 멈춰서야 했다

가난하고 핍박받는 이들의 눈물의 장벽, 전쟁과 파괴의 장벽

부자와 빈자를 가르고
독재와 민주주의를 가르고
전쟁과 평화를 가르고
명박산성은 우리의 삶과 죽음을 갈랐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촛불을 든다
촛불은 평등이고
촛불은 민주주의고
촛불은 평화다

모든 것의 분단인 저 명박산성을 촛불로 덮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비바람과 어둠 속에서 촛불을 든다


김 팀장의 시낭송은 농성단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고 이구동성으로 “국문과는 다르다”는 소리를 들었다.

곧바로 자신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촛불소녀 고다현 씨가 농성단과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는 분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사회는 당신들을 수배자라고 하지만 당신들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힘내시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농성단은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라’를 낭송했다.

'문학의 밤' 끝머리에는 송경동 시인이 다시 등장해 “작가회의 소속 신인 작가들과 시인들도 촛불집회에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이 참가했다”며 “촛불과 관련한 시와 산문들을 묶어 곧 발간할 예정이며 출판기념회를 광화문 거리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직 교사인 권혁소 시인의 ‘시인은 시를 접고’란 시를 낭송하기에 앞서 시를 소개하며 “촛불은 광화문에 시를 넘치게 했다. 촛불들과 연대하는 것이 당대 작가들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시인은 시를 접고

권혁소

무자년 유월 광화문에 간다
살만큼 살았거늘 그만한 시 아직 본 적 없다
경찰차벽과 명박산성에 심장으로 써 내려간
모골이 송연한 촌철살인의 문장들
시인은 시를 접고 소설가는 문장을 덮어야 하리

‘안전한 물대포를 청와대 비데로’
‘너 때문에 밤마다 술 마시잖아’
‘조금만 기다려라 방학이 멀지 않았다’

나 아직 그만한 은유를 만난 적 없다
여유로운 수사를 접한 적 없다

시인은 시를 접고 소설가는 문장을 덮고
광화문 거리에 나와 외쳐야 한다
더 높고 더 높은 시벽을 쌓아
저 무수한 문제들의 등단지면을 제공하라고

모처럼 시를 접고 차벽 앞에 서서
유쾌한 시를 발견하는 즐거움
넝쿨장미가 피어오르는 무자년 유월은
그래서 붉다 붉어서 피처럼 솟구쳐 오른다
나도 피 한 줌 보태고 싶다


시낭송이 끝난 후에는 농성단의 3행시가 이어졌다.

권혜진 흥사단 사무처장은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이 제안한 주제어 ‘어청수’를 이용해 “어:어청수야, 청:청와대만 지키냐?, 수:수달내에 우리가 승리한다”라는 3행시를 지었다. 백성균 대표는 ‘이명박’ 3행시에 나서 “이:이놈의 자식아, 명:명박아, 박:박 터진다!”고 외쳤다.

계속해서 김동규 팀장은 계속 준비해왔었다며 ‘수배자’란 주제어로 3행시를 지었다. 마침 농성장에는 김광일 팀장을 격려하기 위해 다함께 소속 활동가들이 방문해 함께 운을 띄어 주었다. “수:수배자이지 도망자가 아니다, 배:배신하지 않는다 촛불의 마음, 자:자신있게 당당하게 끝까지 함께하자” 김 팀장의 3행시에 농성단과 방문단은 크게 박수를 치며 “준비 잘 했다”고 김 팀장을 격려했다.

이것으로 이날 노동방송국의 ‘조계사 문학의 밤’ 행사는 종료했다.

이후 9시 30분경 광우병한의사대책위 소속 윤미영 한의사가 농성장을 방문해 농성단의 건강을 체크했다. 윤 한의사는 현재 농성단의 건강상태에 대해 “습한 곳에서 주무셔서 대부분이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며 “계속적인 스트레스로 피곤한 상태이며 기운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55신:밤 10시]
"민주주의는 갔지만 우리는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수배해제불교시국문화제'개최, 촛불로 가득찬 조계사


조계사
  • 비가 오는 가운데 조계사 앞 마당에서 시국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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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7시30분, 조계사 앞마당에서 열린 ‘수배해제불교시국문화제’를 연 것은 법등 스님의 준엄한 일갈이었다.

법등 스님은 “우리 사회는 지금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정부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며 “앞으로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고통분담을 호소하려 해도 먼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그럴 능력을 잃었다”고 질타했다.
법등 스님은 “촛불의 시작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켜졌으나 이제 시민 자치의 촛불로 진화, 생명과 평화의 국제적 진원지로 발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충분한 능력과 열정으로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만해 한용운 시 ‘님의 침묵’을 인용하며 “오늘 청와대와 여의도에서 민주주의는 갔지만, 우리 국민과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보내지 않았다”고 설파했다.

"민주주의는 갔지만 우리는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어 국악인 전명신씨의 흥겨운 가락이 본격적인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전 씨는 좋은 기운을 듬뿍 담은 대금 연주와 함께, ‘배 띄워라’ ‘희망가’를 노래했다.
가락은 흥겨웠으나 “부귀영화를 누릴지라도 봄 동산위에 꿈과 같고 백년장수를 할지라도 아침에 안개구나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하여 세상만사를 잊었으니 희망이 족할까”라는 ‘희망가’ 구절은 법등 스님의 죽비 같은 일성에 못지않았다.

전명신 씨의 무대가 이어지는 동안 어느새 조계사 앞마당에는 100여 개의 촛불이 밝혀졌고 조계사 대웅전 처마 밑에서도 신도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백은종, 한용진, 박원석, 김동규, 김광일, 전혜진, 백성균 등 조계사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수배자 7인이 무대에 올라 포근하게 환영해 주는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일곱 명의 수배자들의 가장 큰 소망은 촛불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었다. 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은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광우병, 교육, 공공부문 민영화 등 365일 비오는 날이 될 것”이라며 “촛불은 그 비를 막는 우비와 우산이 계속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광우병대책회의 김동규 조직팀장도 “이제 마라톤을 하는 마음으로 촛불을 들 것”이라며 “조계사 농성단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용맹정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인과 가수들의 모임인 ‘시노래 모임 나팔꽃’이 농성단의 뒤를 받치듯 다음 무대를 이었다.
김광석 씨가 부른 <이등병의 편지>의 작곡, 작사자인 김현성 씨가 직접 부른 <이등병의 편지>는 그 노랫말대로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졌다. 정희성 시인도 이에 화답하듯 미발표 시 <나도 내가 많이 망가졌음을 안다>를 낭송했다.

마음을 울리기는 수배자 중 하나인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의 부인인 임현주씨의 편지도 노래와 시에 뒤지지 않았다.

조계사 농성 수배자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의 부인 임현주씨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 조계사 농성 수배자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의 부인 임현주씨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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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긴 여름 속에서 당신을 봅니다.
거뭇하게 자라버린 수염이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두 달 전 주말,
공원에서 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던 아이의 아빠는
이제 거꾸로 돌아가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소는 풀을 먹고 자라고 우리는 꿈을 먹고 자라고 싶다는
촛불소녀들을 보며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주고 있는
당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저도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촛불을 들었습니다.
올 들어 몇 달 사이에
공교육 포기라고 할 만한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잠 좀 자자고 밥 좀 먹자고 외치는 청소년들에게
선택권 없는 급식의 먹거리 문제는
급기야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뛰쳐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10여년이 넘도록 교육 청소년 운동을 해 온 당신이
이들과 함께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00만의 시민들이 함께했고, 정부가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었고
정의가 이기는 구나 감격할 즈음
난생 처음 소환장이란 걸 받았습니다.
당신을 바보같다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앞에 서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
한 번도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저 적당히 남들 하는 만큼만 그래도 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제 덮고 긴 이 여름 속에서 당신을 다시 봅니다.
가슴 떨림과 벅참으로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서 있는 당신이 보입니다.
아이가 물어보면 대답해 줄 것입니다.
옳지 않음을 옳지 않다고 말한 아빠가 옳다고 말입니다.
쉽지 않은 이 길을 함께하고 계신 일곱 분의 촛불 지킴이 여러분!
긴 호흡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고 계신
여러분들을 지지합니다.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아프지 마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족들은 오로지 그 하나만 바라실 겁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아프지 마세요.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제공해 주시고
보호해 주시고 계시는 조계종단 스님들께
가족을 대표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꾸준한 격려를 보내주고 계시는
이 땅의 모든 촛불 여러분
이들의 가족을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당신...
매일 당신을 응원합니다.
매일 당신의 의지를 격려합니다.
매일 당신의 신념을 지지합니다.
매일 당신의 영혼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의 영원한 동지입니다.


박광서 종교자유연구소장이 무대에 올라 ‘불교와 촛불집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불교는 호국불교라는 이름아래 정부와 싸우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해왔는데 이것은 불교를 위한 것도 국민을 위한 것도, 또 정부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며 “깨달음은 관념놀이나 어떤 심리상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땅에서 불국토를 만들지 않으면 깨달음이 아니며 촛불집회에 많은 불도들이 함께 한 것도 바로 그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화제
  • 문화공연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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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자들
  •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수배자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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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가족
  • 박원석 상황실장이 아들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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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진
  • 촛불을 들고 있는 한용진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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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현실에서 불국토 만들지 않으면 깨달음 아니야"

이날 시국문화제의 마지막 무대는 가수 안치환 씨가 장식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첫 노래로 공연을 시작한 안치환은 “수배자 여러분들이 구속되는 일 만큼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 여러분들께 드리는 고마움의 뜻”이라며 <내 가는 길 험난하여도>를 열창했다. 촛불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삶이여 감사합니다>를 선사했다.

세 곡을 연달아 부른 안 씨는 아쉬움이 가시지 않은 듯 “그냥 조용한 노래만 부르려고 했는데 안되겠다”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다. 기타 연주와 청중들이 호응으로만 반주를 삼은 안 씨의 열창에 시국문화제는 그야 말로 야단법석(野壇法席,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이 되었다.

1시간 반 가량 이어진 시국문화제는 조계사 스님들과 신도들, 수배자들, 농성단 관계자들 시국문화제 참가자들 모두가 <대한민국 헌법1조>를 다 같이 부르며 정리됐다.

문화제 참가자들이 농성 천막 지지 방문을 마친 뒤 경내를 빠져 나갔다. 수배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걸음을 옮기는 가족들의 얼굴에 모처럼 밝은 웃음이 번졌다.

조계사는 독경소리만 그윽한 정적을 되찾아 갔다.

안치환
  • 가수 안치환 씨가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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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균
  • 백성균 씨가 가족과 함께 시국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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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 김광일 씨가 어머님을 힘껏 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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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신:오후 12시 40분]
"소가 미친 게 아니라 이명박이 미친것"


농성장에 멀리서 올라온 아이들이 찾아왔다.
ⓒ 민중의소리

광우병 촛불시위 수배자 농성단이 조계사의 아침을 19번째로 맞이했다.

해가 채 뜨기도 전에 일어난 수배자들은 천막 주위와 대웅전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5시 50분쯤 김광일 대책회의 행진팀장의 죽비소리에 맞춰 수배자들이 천천히 108배를 하는 동안 날이 완전히 밝았다. 108배를 마친 수배자들은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빨래를 하고 머리를 감는 등 조계사에서의 하루를 시작하느라 분주했다.

아침 식사 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즈음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마산, 창원 초등학생들의 현장체험 모임인 '굴렁쇠'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서울 곳곳을 체험하러 올라왔다가 천막농성장을 찾은 것. 신기한 듯 농성장을 관찰하던 아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쏟아냈다.

"소가 미친 게 아니고 이명박이 미친거예요", "자기는 호주산 쇠고기 먹으면서 왜 우리한테는 미국산 쇠고기 먹으라고 그래요" 모자이크처리를 해야 한다며 부채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아이들은 이명박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았다.

9시쯤 조회를 하려던 조계사 천막 농성단의 계획은 "설거지거리가 너무 많아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한 보살님의 부탁으로 연기됐다. 아침 7시 반 18대 국회 정각회 출범식 및 기념회에 왔던 국회의원들의 아침 공양으로 그릇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보살님들께 도움이 필요한 곳이니..."라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차장과 여러 수배자들은 엄청난 양의 설거지를 한 시간여 만에 끝냈다.

조계사 정문 쪽에는 오늘 저녁 7시 반에 있을 '주권재민과 정교분리, 헌법정신 수호를 위한 불교 시국문화제'를 위한 무대 설치가 한창이다.

바람이 적당히 불어 무덥지만은 않은 천막 농성장에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원석 광우병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의 아들 소륜이도 방학을 맞아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똘망똘망한 소륜이를 바라보는 박원석 실장의 표정이 밝다.

  • "불교는 죽었다"
  • 한국노동방송국


[52신:오후 6시 30분]
"불교는 죽었다"


한승수 총리가 22일 오후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총무원장인 지관스님과 만났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승수 총리가 22일 오후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총무원장인 지관스님과 만났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22일 오후 한승수 국무총리가 시국법회추진위원회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 방문을 강행했다.

한 총리는 22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한 조계사 경내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을 예방했다.

한 총리는 지관 스님에게 "화두가 소통인데, 여러가지 오해의 소지를 풀어드리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특정종교 편향이나 폄하를 절대로 하지 않으며,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특별히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관스님은 그러나 한 총리의 이같은 언급에 대해 묵언으로 일관했다.

지관 스님은 "지난번에도 여러가지로 여의치 못해 총리가 오지 못했는데 자꾸 못오시면 그럴 것 같아 오라고 했다"면서도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손안식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지관스님 대신 한 총리에게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며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편향 중단지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님 6명은 4시 40분께 침묵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두 스님과 불자 4명을 강제로 들어 옆으로 옮겨버렸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손 위원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종교편향을 하면서도 안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며 "어청수 경찰청장이 경찰 복음화 포스터에 등장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변명 일변도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치안 책임자가 남 이야하기 하듯 답변서를 보내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끝나는데 변명만 하니 골이 더욱 깊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 서울시 봉헌 발언 등 종교편향과 관련해 누구보다 시달림을 받은 사람이라 그러지 않을 줄 알았다"면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절대 종교편항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제가 잘 챙기겠다. 말씀 유념하고 대통령께 전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시국법회추진위원회, 종교편향불교연석회의 소속 스님과 회원 등 20여명은 오후 4시 30분께부터 한 총리와 지관스님이 만나기로 한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계단 앞에 앉아 침묵시위를 벌였다.

시국법회추진위 공동대변인 지관스님과 공동상황실장 효진스님이 맨 앞 줄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고 다른 회원들도 이들과 함께 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국민과 소통하라' '폭력진압 종교편향 어청수 경찰청장 탄핵하라'가 적힌 현수막과 '정치수배 해제 종교탄압 중지' '종교편향 대안없는 총리 방문 반대한다' 등이 적힌 피켓으로 한 총리의 방문에 반대했다.

애초에 이들은 한 총리가 방문을 강행할 경우 구호를 외치고 몸으로 저지하는 것까지 계획했다가 침묵 피켓팅 시위만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또 이들은 한 총리가 지나게 되는 계단 위에 좌복(방석)과 스님을 상징하는 가사를 올려놓아 한 총리가 '스님'을 밟고 지나가는 상징 행위도 생각했지만 이마저 보류했다. 말 그대로 최소한의 저항수단을 택한 것이다.

대신 이들은 건물을 바라보고 앉음으로써 한 총리가 오는 쪽에 자신들의 등이 보이도록 했다. 시국법회추진위 관계자는 "우리가 한 총리가 오는 방향을 보고 앉은 것이 아니라 뒤로 돌아 앉은 것은 민심을 등진 정부를 규탄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최소한의 저항은 경찰도 아닌 조계종 총무원측 스님들에 의해 무력화됐다. 총무원측 스님 6명은 4시 40분께 침묵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두 스님과 불자 4명을 강제로 들어 옆으로 옮겨버렸다. 이 과정에서 취재중인 카메라 기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스님들은 또 파란색 저지선까지 설치하며 시국법회추진위 스님과 회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 총리 일행은 건물 밖으로 나와서 침묵 연좌시위 중인 스님 일행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갔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총무원측 스님 6명은 4시 40분께 침묵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두 스님과 불자 4명을 강제로 들어 옆으로 옮겨버렸다. 이 과정에서 취재중인 카메라 기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오후 5시가 되자 검은 색 승용차 3대가 불교기념관 앞에 도착했고 한 총리 일행은 침묵 연좌시위 중인 스님 일행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 건물내로 들어갔다. 이에 분노를 참지 못한 시국법회추진위 관계자는 "불교는 죽었다"고 외치며 정부와 총무원 모두를 비판했다.

한 총리 일행은 약 20분간 조계종 총무원장 등과 대화를 나눴으며 주로 불교편향에 대한 해명으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총리와 총무원장은 가까운 시일내에 따로 다시 만나 깊은 얘기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한편 한 총리가 도착하기전 조계사 경내에는 약 100여명의 사복 경찰들이 배치돼 수배자들과 경찰 사이에 긴장감이 돌았다. 애초에 경찰은 조계종측과 수배자들에게 총리 경호를 위해 약 50여명의 사복 경찰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4시 30분께 50여명이 배치되더니 50분께까지 10명, 20명씩이 증가돼 총 100여명이 배치됐다. 이에 조계사 경내에 있던 네티즌들이 수배자들 주위에서 경계를 서며 보호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돌았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강제연행은 없었다.

한 총리와 총무원장 지관스님의 이날 만남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1일 무산된 후 21일 만이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22일 조계사를 방문해 지관 스님과 악수하고 있다.
ⓒ 인터넷공동취재단


조계사를 빠져나가는 한승수 총리 앞으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수배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한 총리를 등지고 연좌한 시국법회추진위 대변인 지관 스님과 이를 둘러싼 총무원 측 스님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시국법회 추진위 스님들과 불자들이 참회를 요구하는 절을 올리고 있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한 총리를 수행한 신재민 문화관광부 2차관이 스님들과 불자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51신:21일 오후 11시]
무료출장이발 받아 머리 단장한 수배자들


21일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촛불지킴이들에게 썩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내일(22일) 오후에 조계사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22일 오후 5시에 한승수 총리가 조계사를 방문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시국법회추진위원회, 불교연석회의 등 불교단체들이 한 총리의 방문을 저지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2일에 한 총리가 실제 조계사에 방문할 경우 한바탕 마찰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1일 오후 촛불지킴이들은 단체로 머리를 깎고 외모를 단정히 했다. 물론 한 총리를 맞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21일 오후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이 한 촛불 지지자의 출장 이발 덕분에 머리를 자르고 있다.
ⓒ 민중의소리


7명의 촛불지킴이 중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김동규 조직팀장,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7시께 조계사 경내에서 촛불을 지지하는 한 미용사의 도움으로 이발을 할 수 있었다.

가위를 든 미용사는 이아무개(여, 50대)씨로 지난 2003년부터 참여연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촛불집회에도 자주 참가하고 있다는 이씨는 촛불지킴이들이 머리를 자르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료 출장 이발에 나섰다.

촛불지킴이들, 촛불 지지자 덕분에 무료 출장 이발

머리를 자른 권혜진 사무처장 등은 자신들을 위해 출장까지 나와 준 이씨에게 자유의 몸이 되면 꼭 이씨의 미용실에 들르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머리를 잘라서인지 훨씬 깔끔하고 젊어진 용모로 조계사 경내를 돌아다니고 있다.

이날 역시 후원금을 가지고 와 촛불지킴이들을 격려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의 대학생 기자 16명이 방문해 이들을 격려했다. 대학생 기자들은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며 인터넷과 촛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오후 9시께에는 <민중의소리>와 함께하는 ‘되고송 노래부르기’도 진행됐다. 권혜진 사무처장이 자신이 개사한 “물대포 쏘면 우비 쓰면 되고~ 소화기 쏘면 깃발 날리면 되고~ 그러다가 불법채증하면은 포즈 한번 잡아주고~ 썩소 한번 날려주고~”를 불렀고, 옆에 앉은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가 우비와 부채를 이용해 율동을 해 네티즌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조계사 촛불지킴이들의 모습을 24시간 생중계하고 있는 <민중의소리>에 대한 후원도 있었다. 강원도 속초에서 왔다는 신용균(남, 56세)씨는 <민중의소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현금 6만원을 건넸다. 기자가 “감사하지만 현금을 받기는 어렵다”며 “CMS 등 다른 방법으로 후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거절했음에도 신씨는 한사코 현금을 건네고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

오후 11시가 되자 촛불지킴이들은 천막을 정리하며 취침을 준비하고 있다.

[50신:21일 오후 7시]
백성균 대표, 오늘부터 서울시 교육감 선거 투표 독려 피켓팅 시작


선선한 바람이 요 며칠간 장맛비에 지친 촛불지킴이들의 몸과 마음을 보송보송하게 말려줬다.

촛불지킴이들의 일부가 운영위원회에 참여한 늦은 오후, 백성균 대표가 손피켓 뒤에 구호를 잔뜩 써 민중의소리 생중계 카메라 앞으로 내밀었다.

"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 심판하자! 7.30 서울 교육감 선거!"

아흐래 앞으로 다가 온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추진해 왔던 세력을 심판하자는 내용의 피켓이었다.

"촛불시위를 통해 높아진 국민적 요구와 기대를 모아낼 수 있는 기회가 7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라고 강조한 백 대표는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대변하는 세력과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세력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꼭 투표를 해 촛불의 힘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대표는 "수배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민중의소리 생중계를 통해 이런 의지와 메세지를 시청자들과 공유할 생각"이라며 "카메라에 (피켓이)잘 잡히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촛불지킴이들은 교육감 선거 투표를 위해 최근 부재자투표 신청을 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엔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 교수가 농성장을 방문해 지킴이들을 격려하고 돌아갔다.

[49신:21일 정오]
일본 아사히 TV 촛불지킴이들 밀착 취재


비가 그친 조계사 농성장은 21일 이른 아침부터 발길을 찾는 지지자들과 언론사의 취재로 분주한 모습이다.
ⓒ 민중의소리


태풍 갈매기의 소강 때문인지 21일 조계사 농성단의 아침은 상쾌하게 시작됐다.

오전 5시 30분 가볍게 108배로 아침을 연 촛불지킴이들은 오전 내 분주하게 경내를 돌아다녔다. 오늘은 그만큼 아침부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이 탓이었다.

일본 아사히 TV 중계팀이 촛불지킴이들을 밀착취재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조계사를 찾았다. 한국의 자발적 촛불시위가 재일동포들은 물론 일본 사회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 TV는 수배상태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촛불지킴이들의 모습과 농성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는 민중의소리 생중계 모습을 꼼꼼히 화면에 담아갔다.

2기 아스팔트 농활대 십여명도 조계사를 찾아 촛불지킴이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바쁜 오전 일과 못지 않게 오후에도 빼곡하게 일정이 짜여져 있다.
점심 공양 이후 오후 1시부턴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향후 촛불시위 계획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활동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회의가 끝난 후엔 이날 오후 4시 30분 촛불 사회자 윤희숙 씨의 공판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진행될 기자회견용 피켓 등을 만들 예정이다.

저녁 공양 이후 오후 6시 30분에는 전대기련 소속 대학생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으며, 오후 7시 30분 부터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촛불지킴이 이발식'이 진행된다. 미용사이자 참여연대 회원이 농성장에 찾아와 어느새 덥수룩해진 촛불지킴이들의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김동규 조직팀장은 "어느새 오늘로 17일 차 농성"이라면서 "100m 전력질주를 하는 게 아니라 42.195Km 촛불 마라톤을 하는 심정으로 차분히 하루하루를 고민하면서 살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8신:20일 오후 8시 30분]
월간 말 표지 사진 촬영한 촛불지킴이들


오후 8시, 오랫만에 촛불지킴이들이 아나운서들의 질문공세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있다. 매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던 한국노동방송국의 리얼생중계 인터뷰가 없는 날이기 때문이다. 촛불지킴이들은 대신 민중의소리 생중계로 전해지고 있는 청계광장 촛불문화제를 지켜보며 촛불을 들었다.

그러나 조용함도 잠시, 촛불지킴이들은 곧 월간 '말'의 8월호 표지 촬영을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백성균 대표, 박원석 상황실장, 백은종 부대표, 권혜진 사무처장, 한용진 상황실장, 김광일 씨 순으로 촛불지킴이들을 일렬로 세운 사진 기자의 카메라가 '찰칵찰칵'소리를 내자 촛불지킴이들의 얼굴에도 일순 긴장감이 서린다. 그러나 언제나 재치만점 멘트로 좌중의 배꼽을 빼놓는 박원석 상황실장이 "백성균 대표를 앞세우고 다음에 나를 세운 걸 보니 잘생긴 순서대로 줄 세운거 아니냐"고 말하자 긴장했던 지킴이들의 얼굴이 활짝 폈다.

사진 촬영을 마친 지킴이들은 지지방문을 온 '다함께'회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주말 밤을 보내고 있다.

[47신:20일 오후 5시]
빗줄기 소리만 들리는 조계사


조계사는 오직 빗줄기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촛불수배자들은 천막 농성장에서 토론을 진행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비가 내리고 있는 지라 운신의 폭은 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법당 처마 아래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몇몇 수배자들은 회의를 위해 천막 농성장이 아닌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저녁 5시가 되자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책상 위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촛불이 켜졌다.

촛불수배자들은 오늘도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촛불문화제를 지켜볼 준비를 하고 있다.

조계사에서는 법회도 끝나 하루종일 울리던 염불 소리도, 목탁 두드리는 소리도 멈춘 지 오래다. 오직 빗줄기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46신:20일 오후 2시]
법당 청소로 하루 시작...이원 생중계 진행해


108배를 진행하고 있는 촛불수배자들
ⓒ 민중의소리


20일 조계사에서의 하루는 법당 주변을 청소하는 일로 시작됐다. 이들이 농성에 들어온 이후 매일같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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