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행명·상장·고용 유지"

HSBC-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합의, 인수 탄력받나

매일노동뉴스 김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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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론스타와 홍콩상하이은행(HSBC) 간의 외환은행 매매계약 만료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자인 HSBC와 피인수 은행 노동조합인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위원장 김기철)가 은행 진로 및 직원 고용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작성·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HSBC는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지부는 HSBC 인수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부는 22일 외환은행의 행명·상장·고용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23개 조항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HSBC와 지부는 외환은행 행명·정체성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상장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인수합병 후에도 직원 감축을 하지 않고 정규직원의 신규 채용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외 지점과 자회사를 모두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HSBC 한국영업점은 외환은행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당시 폐쇄했던 미국 내 영업망을 재건하고 추가로 지점망을 확충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HSBC와 지부의 합의는 외국계 은행이 국내은행을 인수했던 과정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파격적이다. 씨티은행은 한미은행을 인수합병하면서 행명을 바꾸고 상장도 폐지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마찬가지로 제일은행을 인수합병하면서 SC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바꾸고, 상장을 폐지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상장이 유지되면 주식시장에 경영정보를 해야 하는 등 외국계 은행의 경영독주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주주들에 의한 경영감시가 가능한 만큼 상대적으로 독립경영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HSBC와 지부는 직원들의 고용보장은 물론 급여와 복지 수준을 국내 선두은행 대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또 보상혜택을 경영성과에 따라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노동조건을 개선한다는 데 동의했다. 직원들이 고위 경영진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지속적으로 부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측은 외환은행 경영의 독립성도 보장하기로 했다. 이사회 과반수는 한국인으로 구성하고, 은행의 정책과 전략 등 경영을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HSBC는 외환지부를 경영파트너로 인정하고 은행에 관한 사항을 노조와 정기적으로 논의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부 관계자는 "지부가 요구했던 행명과 상장 유지 등 외환은행의 독자생존에 관한 부분을 구체적인 문서로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HSBC의 외환은행 인수가 가시화될 경우 합의가 실제 이행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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