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사장 취임, KBS사태 시작인가 끝인가
KBS 내부분열 심화할 듯...MBC 민영화로 옮겨 붙나
8일 KBS 이사회 해임 제청→11일 이명박 대통령 해임→17일 청와대 개입 사전 면접 의혹→25일 KBS 이사회 임명제청→26일 이명박 대통령 임명
일사천리였다. 청와대 개입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음모의 ‘선봉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KBS 사장 자리는 결국 이병순 사장에게 돌아갔다. 대통령 해임권한 여부 논란, 이사회 사장 공모절차 및 합법성 논란 등을 뒤로 하고 27일 이 사장이 취임했다. 앞으로 그의 행보는 일각에서 제기한 ‘정부의 언론장악음모’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KBS 안팎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이 꿋꿋이 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그가 ‘KBS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 사장은 ‘KBS맨’으로 통한다. KBS 공채 4기 기자출신인 그는 취임식 첫 인사말로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범한 지 35년 만에 첫 내부 출신 사장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KBS 사태를 깨끗이 씻는 데 자신이 KBS 출신 인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KBS 이병순사장 체제, 어떻게 변할까
일각에서 제기하는 ‘언론장악음모’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첫째 관문은 인사권 발동과 방송 프로그램 개입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는 취임사에서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선정성이나 특정 이념에 여과 없이 노출되는 실수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사후 심의제도를 철저히 운영하겠다”, “효율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은 과감히 배제하고 관련 재원은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수차례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폐지될 프로그램으로 ‘미디어 포커스’ 등 특정 프로그램명이 벌써부터 떠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사권 발동과 프로그램 개입 여부가 첫 신호탄이라면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KBS노동조합 등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구조조정에 대해 “저는 KBS에 보다 효율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어디보다 더 강한 조직으로 바꿔 가겠다. KBS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마다하지 않겠다.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변화를 서두르라는 정부의 재촉에 ‘구조조정 바람’이라는 유혹을 견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 KBS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례로 KBS노조는 이 사장의 임명을 수용한다면서도 구조조정 단행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KBS노조는 27일자 특보를 통해 “이 사장이 적자를 근거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경우 조합은 극단적인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창의성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방송의 특성을 무시하고 무리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 된다. 직원의 고용안정은 사장의 의무”라고 경고했다.
노조와 반대편에 서 있는 KBS사원행동은 이 사장을 수용한 KBS노조가 구조조정이라는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라 경고하면서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KBS 내부 분열 가속화할 듯
2003년 당시 KBS노조는 KBS 사장으로 임명된 서동구 사장을 출근저지 투쟁으로 중도하차 시켰다. KBS 내부 대응에 따라 KBS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문제는 2003년과 지금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KBS노조는 이 사장의 취임을 수용한 상황이다. 27일 KBS사원행동은 이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지만 노조는 이러한 행동을 철저히 외면했다. 향후 출근저지 투쟁에 얼마나 모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KBS노조는 이 사장의 임명을 재확인하며 내부 갈등 해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의 임명을 수용한 만큼 전열을 정비하고 KBS 정상화에 기여해야 하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두 단체의 갈등의 골은 이 사장 취임 이후 더 깊어지면서 내부동력을 소진하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 취임 첫날부터 이들은 서로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헐뜯기’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다. KBS노조는 ‘이제 분열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자’는 제목의 특보를 발행해 사원행동 측을 ‘사내 일부 세력’이라고 했고, 사원행동 측은 노조를 향해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극한 대립을 보였다.
이 같은 대립은 정치권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은 집안싸움이기 때문에 향후 명분과 세불리기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는가에 따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11월로 예정된 KBS노조 집행부 선거도 변수로 꼽힌다. 집행부 선거를 상대측 ‘심판의 날’로 규정하고 양대 진영이 극명히 나눠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이병순 사장 체제’에 대한 향후 진로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요구 거세질 듯
KBS 사태가 일단 내부싸움으로 옮겨갔지만, 싸움의 원인 제공자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파면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KBS 사태가 일단락됐음에도 ‘언론장악음모’의 정점에 서 있는 장본인을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 지목하며 파면의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다.
최 위원장이 일련의 행위를 통해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위상을 이미 상실했고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S 사태와 관련해 ‘언론장악음모’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며 최 위원장이 실명으로 등장한 시기는, 그가 김금수 전 KBS 이사장을 두 차례 만난 후 김 전 이사장이 사퇴한 때로 돌아간다. 당시 그는 김 전 이사를 만나 국민적 관심이 된 KBS 사태를 자연스럽게 얘기했다고 말했으나 그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개입파문’으로 논란이 됐던 지난 17일의 대책회의를 최 위원장이 주도했다고 했던 말은 두고두고 그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언론장악저지음모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누가 이런 시대에 언론을 장악하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예방 이후 청와대 인사를 대동한 모임을 주도했던 것은 모임의 내용과 상관없이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비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KBS 문제 뿐 아니라 포털 사이트 ‘다음’ 세무조사 내막 등 ‘언론장악음모’의 주제를 넓혀가고 있어, 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방통위와 최 위원장을 압박해갈 예정이다.
KBS 사태, MBC로 옮겨 붙나
야당의 손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파면 카드가 놓여있다면, 정부와 여당은 MBC 민영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MBC 민영화를 조심스럽게 꺼내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에 선출된 고흥길 의원은 27일 ‘1민영 다공영’ 체제인 방송구조를 ‘다민영 1공영’ 체제로 바꾸는 공영방송 구조개편 문제가 18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고 의원의 말대로라면 18대 국회에서 MBC가 민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뜻이다. KBS 사태 이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친김에 MBC 민영화도 ‘까놓고 얘기해보자’는 식이다.
앞서 25일에는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문화방송은 공영방송이란 틀을 쓰고 있다”며 “국민주 모집 등으로 문화방송을 민영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 최고위원이 이명박계 직계로 통하는지라 이 발언을 통해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가 MBC 민영화 문제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여론의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면 KBS 사태를 거치면서 MBC 민영화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MBC노동조합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의 강제구인과 압수수색을 이러한 분위기가 현실로 옮겨가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사천리였다. 청와대 개입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음모의 ‘선봉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KBS 사장 자리는 결국 이병순 사장에게 돌아갔다. 대통령 해임권한 여부 논란, 이사회 사장 공모절차 및 합법성 논란 등을 뒤로 하고 27일 이 사장이 취임했다. 앞으로 그의 행보는 일각에서 제기한 ‘정부의 언론장악음모’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KBS 안팎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이 꿋꿋이 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그가 ‘KBS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 사장은 ‘KBS맨’으로 통한다. KBS 공채 4기 기자출신인 그는 취임식 첫 인사말로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범한 지 35년 만에 첫 내부 출신 사장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KBS 사태를 깨끗이 씻는 데 자신이 KBS 출신 인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KBS 이병순사장 체제, 어떻게 변할까
일각에서 제기하는 ‘언론장악음모’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첫째 관문은 인사권 발동과 방송 프로그램 개입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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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신임 KBS사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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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자율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는 취임사에서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선정성이나 특정 이념에 여과 없이 노출되는 실수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사후 심의제도를 철저히 운영하겠다”, “효율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은 과감히 배제하고 관련 재원은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수차례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폐지될 프로그램으로 ‘미디어 포커스’ 등 특정 프로그램명이 벌써부터 떠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사권 발동과 프로그램 개입 여부가 첫 신호탄이라면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KBS노동조합 등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듯 구조조정에 대해 “저는 KBS에 보다 효율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어디보다 더 강한 조직으로 바꿔 가겠다. KBS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마다하지 않겠다.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변화를 서두르라는 정부의 재촉에 ‘구조조정 바람’이라는 유혹을 견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 KBS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례로 KBS노조는 이 사장의 임명을 수용한다면서도 구조조정 단행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KBS노조는 27일자 특보를 통해 “이 사장이 적자를 근거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경우 조합은 극단적인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창의성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방송의 특성을 무시하고 무리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 된다. 직원의 고용안정은 사장의 의무”라고 경고했다.
노조와 반대편에 서 있는 KBS사원행동은 이 사장을 수용한 KBS노조가 구조조정이라는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라 경고하면서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KBS 내부 분열 가속화할 듯
2003년 당시 KBS노조는 KBS 사장으로 임명된 서동구 사장을 출근저지 투쟁으로 중도하차 시켰다. KBS 내부 대응에 따라 KBS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문제는 2003년과 지금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KBS노조는 이 사장의 취임을 수용한 상황이다. 27일 KBS사원행동은 이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지만 노조는 이러한 행동을 철저히 외면했다. 향후 출근저지 투쟁에 얼마나 모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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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순 KBS사장의 취임식이 열린 27일 KBS 건물에 걸려있던 KBS노조 명의의 대형 현수막이 이날 아침 내려져서 눈길을 끌었다. 노조 측은 이병순 사장 임명을 받아들이며 총파업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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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소리 김미정 기자
반면 KBS노조는 이 사장의 임명을 재확인하며 내부 갈등 해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의 임명을 수용한 만큼 전열을 정비하고 KBS 정상화에 기여해야 하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두 단체의 갈등의 골은 이 사장 취임 이후 더 깊어지면서 내부동력을 소진하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 취임 첫날부터 이들은 서로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헐뜯기’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다. KBS노조는 ‘이제 분열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자’는 제목의 특보를 발행해 사원행동 측을 ‘사내 일부 세력’이라고 했고, 사원행동 측은 노조를 향해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극한 대립을 보였다.
이 같은 대립은 정치권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은 집안싸움이기 때문에 향후 명분과 세불리기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는가에 따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11월로 예정된 KBS노조 집행부 선거도 변수로 꼽힌다. 집행부 선거를 상대측 ‘심판의 날’로 규정하고 양대 진영이 극명히 나눠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이병순 사장 체제’에 대한 향후 진로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 요구 거세질 듯
KBS 사태가 일단 내부싸움으로 옮겨갔지만, 싸움의 원인 제공자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파면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KBS 사태가 일단락됐음에도 ‘언론장악음모’의 정점에 서 있는 장본인을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 지목하며 파면의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다.
최 위원장이 일련의 행위를 통해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위상을 이미 상실했고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S 사태와 관련해 ‘언론장악음모’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며 최 위원장이 실명으로 등장한 시기는, 그가 김금수 전 KBS 이사장을 두 차례 만난 후 김 전 이사장이 사퇴한 때로 돌아간다. 당시 그는 김 전 이사를 만나 국민적 관심이 된 KBS 사태를 자연스럽게 얘기했다고 말했으나 그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개입파문’으로 논란이 됐던 지난 17일의 대책회의를 최 위원장이 주도했다고 했던 말은 두고두고 그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언론장악저지음모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누가 이런 시대에 언론을 장악하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예방 이후 청와대 인사를 대동한 모임을 주도했던 것은 모임의 내용과 상관없이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비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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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2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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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KBS 문제 뿐 아니라 포털 사이트 ‘다음’ 세무조사 내막 등 ‘언론장악음모’의 주제를 넓혀가고 있어, 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방통위와 최 위원장을 압박해갈 예정이다.
KBS 사태, MBC로 옮겨 붙나
야당의 손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파면 카드가 놓여있다면, 정부와 여당은 MBC 민영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MBC 민영화를 조심스럽게 꺼내놓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에 선출된 고흥길 의원은 27일 ‘1민영 다공영’ 체제인 방송구조를 ‘다민영 1공영’ 체제로 바꾸는 공영방송 구조개편 문제가 18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고 의원의 말대로라면 18대 국회에서 MBC가 민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뜻이다. KBS 사태 이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친김에 MBC 민영화도 ‘까놓고 얘기해보자’는 식이다.
앞서 25일에는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문화방송은 공영방송이란 틀을 쓰고 있다”며 “국민주 모집 등으로 문화방송을 민영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 최고위원이 이명박계 직계로 통하는지라 이 발언을 통해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가 MBC 민영화 문제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여론의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면 KBS 사태를 거치면서 MBC 민영화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MBC노동조합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검찰의 강제구인과 압수수색을 이러한 분위기가 현실로 옮겨가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2008-08-27 23:19:51
- 최종편집: 2008-08-28 14: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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